기쁨의 순간위해 고통 견뎠다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 맡아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전할 것
[ 이미아 기자 ] “선수 생활을 17~18년 했는데 그중 90%는 힘들었던 기억이에요. 우승을 했거나 좋은 경기를 했을 때 기쁨이 크지만 그건 몇 퍼센트 되지 않아요. 하지만 그 몇 퍼센트 안 되는 순간 때문에 포기를 못하고 이어간 것 같아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25·사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도하 골스 포럼(Doha Goals Forum) 2015’에 LA 스페셜올림픽 글로벌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대담한 자리에서 현역 시절 견뎌야 했던 고단함에 대해 이같이 털어놓았다. 또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역경 없이는 성공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도하 골스 포럼은 세계 유명 스포츠 스타와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스포츠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엔 김연아를 비롯해 1980~1990년대 미국 육상스타 칼 루이스와 미국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 체조계 전설 나디아 코마네치 등이 참석했다. 김연아의 포럼 현장 대담 동영상은 유튜브에 실시간 공유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2009년 국제빙상연맹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얻었던 순간을 꼽았다. 아울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아직까지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며 “비록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는 못하지만 아주 설렌다”고 말했다.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촉구했다. 그는 “어제 LA 스페셜올림픽 농구경기를 관람했는데 승리를 위해 화내고 다그치는 모습을 보며 비장애인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인상 깊었다”며 “이번 스페셜올림픽이 지적발달 장애인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당시 몇몇 장애인 선수에게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쳤는데 꿈을 위해 열정을 갖고 정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이기도 한 김연아는 “은퇴 후 아직 뭔가 큰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유니세프를 통해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연아는 지난 25일 LA 메모리얼콜로세움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과 함께 입장했다. 또 26일엔 유니세프와 스페셜올림픽위원회의 공동 토의에 참석했고, 오후엔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갤런센터에서 LA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농구팀을 응원했다. 27일 포럼 참석 후엔 LA 컨벤션센터에서 지적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쳤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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