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G4 부진' 현실로…LG '세계 3위 꿈' 흔들린다

입력 2015-07-29 17:37   수정 2015-07-2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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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부진에 보급형 판매량 줄어 매출 정체-수익성 악화
1년 전 스마트폰 판매량보다 오히려 감소
애플-삼성, 화웨이-샤오미 무한 경쟁 속 고전




[ 김민성 기자 ] LG전자의 무선사업 부문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분이 지난 2분기(4~6월) 매출액 3조 6484억원, 영업이익 2억원의 실적을 내는데 그쳤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이 다시 크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4월 출시된 최대 기대작 G4의 판매 성적표가 처음 반영된 탓에 LG의 무선사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작년 공전의 히트작 G3의 아성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내놓은 야심작 G4의 초라한 성적이라 시장 충격파가 작지 않다.

◆ G4 출시 효과 어디로…수익성 대폭 악화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무려 727억원 감소해 2억원 흑자에 그쳤다. 가까스로 적자 전환을 면한 셈이다. 퍼센티지로 따지면 99% 넘게 영업익이 줄면서 2분기엔 거의 남는 장사를 못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G3 흥행으로 '미운 오리'에서 '실적 효자'로 환골탈태한 MC사업부가 1년도 못돼 다시 따가운 실적 눈칫밥을 먹게 될 형국이다. 연속 분기 영업 적자에 시달리며 "스마트폰이 전자 영업이익을 항상 까먹는다"고 비난받던 옛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2분기 G4 출시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는 점은 MC사업부에 뼈아프다. 신작 출시에 따른 개발비 및 수천억원에 달하는 광고 마케팅비를 쏟아부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수십개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꾸려 출하량을 극대화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LG전자 입장에서 2분기 매출 정체는 위기의 신호탄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보급형 외에 이렇다할 대표작 출시가 없었던 1분기(매출 3조 5965억원)와 비교하면 2분기는 대표 선수 G4가 등판했음에도 약 1% 매출 증가에 그쳤다. 전작 G3의 첫 판매고가 반영된 1년 전(2014년 2분기) MC 부문 매출은 3조 6312억원. G4 출시에도 1년 새 매출 증가폭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G4는 지난 4월 29일 출시 이후 LG전자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전세계 180여개 통신사에 순차 공급됐지만 초반 흥행 효과는 찾아보기 힘든 셈이다.

◆ 1년 전보다 줄어든 스마트폰 판매량


2분기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LG전자의 2분기 전체 스마트폰 판매 실적은 1410만대. 이 가운데 G4를 포함해 고가폰에 속하는 롱텀에볼煐?LTE0 모델 판매량은 810만대 가량이다. 전체의 60%는 고가폰, 나머지 40%인 600만대는 저가형 보급폰을 팔았다는 뜻이다.

오히려 지난해 2분기보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2분기 LG전자는 G3 판매 호조에 힘입어 1450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분기당 처음으로 스마트폰 판매량 1400만 고지를 넘어서며 G3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3년 4분기 기록했던 스마트폰 분기 최대 판매기록(1320만대)도 처음 뛰어넘었다. 2011년 5월 첫 LTE폰 출시 이후 분기 사상 최대인 515만대를 기록할만큼 지난해 G3는 명실상부한 효자폰이었다.

그러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년 전에 미치지 못했다. G4 부진 뿐만 아니라 전체 스마트폰 라인업 현황이 함께 악화하고 있다는 시장 우려가 현실화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직전 분기인 1분기(1540만대)와 비교해도 LG 스마트폰 판매량은 34%가 줄었을만큼 감소세는 확연했다. 게다가 1분기는 대표 프리미엄폰 G3 효과가 끝물이었고, 보급형 라인업인 L·F시리즈의 북미 지역 선방이 판매량 확대의 주요인이었다는 점에서 2분기 판매량 감소는 위기 신호다.

◆ G4 뿐만 아니라 보급형 동반 판매 하락 '이중고'


현재 G4에 대한 공식적인 해외 판매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30만대가 조금 넘게 팔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지난 1분기 G3를 포함한 LTE 스마트폰 판매량이 590만대였다는 점에서 보면 G4 출시 이후 200만대 가량 고가 라인업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분기 G4를 포함한 LTE폰 판매량이 810만대였기 때문이다. G3가 1년동안 전세계 1000만대 판매고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G4의 초반 흥행 속도가 너무 빨리 ?였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G4 판매 부진과 맞물리면서 보급형 판매고가 함께 줄어든 것도 LG전자에게는 풀어야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1분기 대표적 저가 기종인 3G 스마트폰 판매량은 950만대였지만 2분기는 600만대로 30% 가량 규모가 줄었다.

통상 스마트폰 업계 수익 구조에서 프리미엄과 보급형은 약 6:4 비중을 차지한다. 또 프리미엄 모델이 잘 팔릴수록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 보급형 인지도도 개선돼 판매고가 동반 상승한다.

LG전자는 결국 프리미엄 폰인 G4 출시로 고가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보급형 라인업 판매량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나마 고가폰인 G4 판매량이 더해지면서 적자 전환은 면했지만 보급형 판매가 눈에 띄게 줄면서 전체 매출 및 영업익이 정체 국면을 맞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세계 3위' 목표 흔들…애플-중국 공세 뚫어야

지난해부터 애플이 고가폰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레노버 등이 전세계 저가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도 LG전자에게는 큰 악재가 됐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디(D)램익스체인지가 내놓는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LG전자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3%p, 출하량은 약 140만대 늘었다. 하지만 샤오미의 성장세를 꺾지 못해 전체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3위는 중국 제조사 화웨이. 2분기 점유율은 0.7%p, 수량으로는 290만대 가까이 늘었다. 샤오미의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1분기 5위였던 샤오미는 4위 LG전자를 제치고 2분기 4위로 올라섰다. 점유율은 0.5%p, 규모는 210만대 늘었다. 화웨이와 샤오미를 포함해 전체 중국 제조사는 2분기 1억255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 15.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명실공히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던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에게 초라한 G4 성적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LG전자는 하반기 G시리즈를 뛰어넘는 하이엔드급 신제품 공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져있지 않지만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새롭게 경쟁할 '슈퍼폰'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는 하반기 G4 보급형 및 전체 라인업 판매 확대로 매출 및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출시가 완료된 G4를 중심으로 고가 라인업 판매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G4 보급형 라인업인 비트, G4 스타일러스 출하량을 늘리고, 신규 보급형을 출시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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