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 "울산 3대 산업, ICT와 융합…창조경제 허브로 도약하겠다"

입력 2015-07-29 18:44  

인터뷰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침체…1년간 제조업 체질개선 '올인'
2020년 동북아 오일허브로 전기·수소차 부품산업 육성
신동빈 롯데회장 만나 설득…아울렛 갖춘 환승센터 추진
신불산 고봉 로프웨이 설치…시민여론 수렴절차 거칠 것



[ 하인식 기자 ] 김기현 울산시장(사진)은 울산의 제조업 체질을 개선하고 의료자동화 관광 등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미래100년 울산 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선 6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 시장은 “지난 50년간 풍요를 가져다준 울산 주력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화합하고 기업 투자유치를 확대해 인구 200만명의 창조 경제도시로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경제의 위기는 조선 자동차 등 3대 주력업종에 장기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울산과학기술원과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의 세계 5위 산업용 로봇기술을 국내 의료산업과 접목해 울산을 한국형 의료자동화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제조업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주력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해양산업이 고비용 저효율 등의 구조적 문제점을 간과하다 세계 경제 불황까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을 맞아 충격이 큰 것입니다. 2011년 1000억달러를 넘어섰던 울산 수출액은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고, 조선과 석유화학업체는 인력 구조조정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제조업에 창조·혁신을 불어넣으며 체질개선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주목할 만한 시정 성과로 무엇을 꼽겠습니까.

“동북아오일허브 조성과 3차원(3D)프린팅 소재기술, 그린전기차 부품, 차세대 화학신소재,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등 울산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사업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습니다. 오일허브는 석유제품 생산·공급, 저장·중개·거래 등 석유에 관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석유 물류활동 중심 거점을 말하는데 울산과학기술대와 공동으로 트레이드 육성 등 에너지 금융허브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울산항에 2840만배럴 규모의 오일허브가 들어서면 1만2000여명의 고용 창출 등 산유국 못지않은 경제효과를 얻을 겁니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부품 개발에도 큰 성과를 내고 있어 울산은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핵심 기지로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국내외 기업 유치도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유치액(FDI)은 울산이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습니다. 24억달러를 유치해 4600만달러에 불과했던 2013년과 비교하면 52배나 늘어난 규모입니다. 양질의 일자리도 3000여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환경규제를 푸는 일이 조심스럽고 어렵지만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환경규제는 과감하게 풀 계획입니다.”

▷석유화학공단에 대형사고가 자주 발생해 시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울산에는 미포와 온산 등 두 개의 국가산업단지가 있는데 조성된 지 40~50년이 됐습니다. 최근 6년간 232건의 폭발·화재사고가 났어요. 정작 울산시는 안전점검 권한이 없어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대비도, 사후 수습도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안전 관련 중앙부처에 법 개정을 재차 건의했습니다. 국가산단 안전점검권을 이관받아 같은 사고와 피해를 되풀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울산이 ‘관광도시’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취임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고향 발전을 위해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최근 롯데쇼핑 측에서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연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사업 추진을 본격화할 것입니다. 복합환승센터가 건설되면 9722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3486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됩니다. 강동 해안관광단지 개발은 롯데건설이 15~17층(250~300실) 규모의 콘도와 2만4000㎡의 워터파크, 컨벤션시설 등을 오는 9월부터 건립합니다. 인구 200만명의 창조도시 울산을 만드는 중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신불산 로프웨이 사업에 대한 시민 반발?만만치 않습니다.

“해발 1000m 이상 고봉 7개가 연결돼 절경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준령의 하나인 신불산에 2.46㎞의 로프웨이를 설치해 연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업입니다. 해마다 산악영화제도 열어 이탈리아 토렌토, 캐나다 밴프 산악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산악영화제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시민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지방자치 20년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3 선의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 10여년간 중앙정치활동을 하다 지방자치단체 살림을 맡아보니 지방의 권한이 미약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20세 성년이 된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떠나 독립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방정부가 재정 관리를 못하면 파산의 책임을 물으면 됩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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