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새누리·새정치 양당은 특위 만들어 뒷받침만 해야"
문재인 "YS때 실패 거울삼아 사회적 합의 형태로 추진을"
[ 박종필 기자 ]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장은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법적으로 이미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만큼 노동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이 요구하는 대타협기구 구성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었고, 지난 1년간 100여 차례 회의를 하면서 많은 성과를 축적했다”며 “별도의 대타협기구를 꾸리자는 것은 지혜로운 제안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노동개혁 과제는 시간이 무제한으로 있지 않다”며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마무리되지 않으면 정치 일정으로 보더라도 표류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타협기구와 같은 별도 논의기구를 두면 이 개혁은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개혁 문제는 노동시장의 주역인 노동계와 경영계, 노동시장 질서를 담당하는 정부 등 세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양대 정당은 노사정위원회에 당사자로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처럼 뒤에서 뒷받침하는 것이 정도”라며 “야당도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활동하는 특별 조직을 만들어 정치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전략적 대화와 협상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원활한 노사정위원회 개최를 위해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측을 만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회의를 열어 대안을 모색하겠다”며 “조만간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 특위 차원의 긴급 세미나를 열겠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에 관해선 “이미 많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이것을 빨리 문화로 정착시키자는 것이 이번에 노동개혁을 논의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서울 고려직업전문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동개혁 문제는) 절차 면에서 사회적 대타협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해 이 위원장과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문 대표는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개정을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가 지지율이 뚝 떨어진 바 있다”며 “당시 이 때문에 다른 개혁에 대한 추진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을 맡았던 이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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