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통장' 120살 생애 마감

입력 2015-07-30 20:06  

<p>[QOMPASS뉴스=백승준 기자]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Paypal'이 세상에 나온 지 15년. 은행거래가 점점 온라인화 되면서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는 이미 종이통장이 사라진지 오래다. </p>

<p>우리나라도 곧 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1897년 국내 첫 상업은행인 한성은행이 종이통장을 발행한 지 120년 만의 일이다.</p>

<p>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 이하 금감원)은 29일 '2017년 9월부터 계좌를 만들 때 종이통장이 발급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무통장 금융거래' 혁신방안을 발표했다.</p>

<p>내용을 들여다보면, 2015년 9월부터 5년간 종이통장 발행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이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은행에 적용한 뒤 증권과 보험같은 다른 금융권으로 확대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p>

<p>앞으로 2년 동안(2015년 9월~2017년 8월) 소비자가 종이통장 대신 전자통장이나 예금증서를 선택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수수료를 경감하며, 경품 등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p>

<p>전자통장은 체크카드의 직접회로(IC) 칩에 계좌번호 등 통장정보를 입력한 것이고 예금증서는 계좌번호·예금자명·은행직인이 찍힌 한 장짜리 확인서다. 예금증서 대신 이메일로 거래명세서를 주고받거나 금융거래 사실을 확인하고 증명할 수도 있다.</p>

<p>이후 3년 동안(2017년 9월~2020년 8월)은 60세 이상 장輸?아니면 원칙적으로 종이통장이 발행되지 않는다. 60세 미만은 계좌개설 때 따로 신청해야 종이통장을 발급 받을 수 있다. 2020년 9월부터는 종이통장을 발급 받으려면 발행비용의 일부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p>

<p>♦ '무통장 거래'에 대한 오해의 소지= 금감원의 3단계 종이통장 발행 감축계획은 '신규 고객'과 '60세 미만인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다시말해 '기존 고객'이나 '60세 이상의 어르신'은 지금처럼 종이통장을 발행받을 수 있는 것이다.</p>

<p>따라서 "2017년부터 일률적으로 종이통장 발급을 중단한다"는 오해는 잘못된 것이다.</p>

<p>2017년 9월 이후에도 종이통장 발행받기를 원하는 고객(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도 포함)은 '누구든지' 종이통장을 발급받을 수 있다. 별다른 의사표명이 없으면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말이다.</p>

<p>'종이통장 미발행시 해킹 등으로 전산마비가 찾아오면 예금을 못 찾을 수도 있다'는 오해는 잘못된 것이다.</p>

<p>메인 전산시스템 외에도 백업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금융거래 내용은 안전하게 관리된다.</p>

<p>또한 통장이 없더라도 보완적으로 예금증서 발행, 이메일 등을 통한 거래명세서 송부 등을 추진할 예정이므로 이를 통해 금융거래 사실을 확인하거나 증명하는 데 문제가 없다.</p>

<p>종이통장이 없는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무통장 거래가 관행이 되었지만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p>

<p>'2020년부터 종이통장 발행 시 1만8천원을 내야 한다'는 오해도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2020년 9월 이후 종이통장을 만드는 고객에 한하여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원가의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p>

<p>종이통장의 발행 원가는 약 5천원~1만8천원 사이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은행마다 사정은 다르다. 은행은 종이통장 발행비의 전액이 아닌 일부에 해당하는 소액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p>



백승준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기자 sjpaik@qomp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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