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그런데 이 아름다운 나라 '그리스'가 얼마 전부터 골치아픈 문제로 세계를 시끄럽게 하는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그리스'라는 나라 전체가 진 빚이 너무 많고, 이를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p>
<p>'그리스 부채위기' 혹은 '그리스 위기'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국제경제의 여러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풀기가 쉽지 않은 사태로 번졌습니다.</p>
<p>이런 그리스 위기를 7차례에 걸쳐 분석하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국제경제의 문제들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죠. (편집자)</p>
♦ 글로벌 이슈= 그리스 부채위기로 보는 국제경제 1. 그리스 위기란 무엇인가? 2. 그리스 위기는 5년이 지났는 데도 왜 계속되나? 3. 그리스 위기가 왜 문제인가? 4. 그리스는 왜 많은 빚을 졌고, 계속 빚이 쌓이고 있나? 5. 왜 유로존 가입이 그리스 부채와 관련이 있나? 6.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경제는 왜 부채가 악화되나? 7. 유로화가 그리스에게는 족쇄인가? |
그리스가 빚을 많이 지고, 계속 쌓이는 이유는 복잡합니다. 간단히 말해, 그리스가 버는 돈 보다 많은 돈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죠.</p>
<p>모든 나라는 빚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가장 건실한 경제를 자랑하는 독일도 그리스 보다 7배나 많은 2조 유로가 넘는 빚이 있습니다.</p>
<p>물론 독일은 그리스보다 훨씬 큰 나라이고, 나라 전체의 생산량인 국내 총생산에 대한 빚 비율은 80%가 안됩니다. 독일의 빚은 그리스 보다도 절대 규모가 크지만, 경제력에 비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죠.</p>
<p>그리스가 이렇게 빚을 지게 된 것은 먼저 국내 경제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스는 제조업이 별로 없고, 관광 등 서비스 산업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입니다.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이 많다보니,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조그마한 자영업이 많습니다.</p>
<p>정부 입장에서 보면,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자영업들에 대해서는 세금을 제대로 거두기가 힘듭니다. 즉, 그리스에서는 나라를 운영할 세금이 적게 걷힌다는 것이죠.</p>
<p>이렇게 세금을 걷기 힘들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세금을 내지않는 경제의 부분을 '지하 경제'라고 합니다. 그리스 전체 경제에서 지하 경제의 비율은 약 24~25%정도라고 합니다.</p>
<p>쉽게 말해서, 세금을 내야할 국민 4명 중 1명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셈이죠. 독일의 지하 경제가 13.5% 정도라고 하니, 이와 비교하면 그리스의 지하 경제는 큰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p>
<p>그리스가 이처럼 세금이 잘 걷히지 않는 데도, 국민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할 부분은 많습니다.</p>
<p>대표적인 곳은 복지와 국방 분야죠. 그리스 경제에서 은퇴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연금은 전체 경제에서 현재 16%나 됩니다. 기본적으로 연금은 물론 그 돈을 받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일할 때 저금했던 돈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국가가 보조하는 부분도 있고, 경제상황에 따라서 국가가 빚을 내어 지불하기도 합니다.</p>
<p>이 때문에 그리스 경제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리스가 복지병에 걸려서 위기가 발생했다고 말합니다. 나라 경제의 능력에 걸맞지 않는 복지정책을 과도하게 베풀어서, 이렇게 빚이 쌓였다는 것이죠.</p>
<p>세금이 적게 걷히고, 복지가 과도하다는 지적은 일면 타당하기는 하지만, 그리스 위기를 부른 원인의 전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p>
<p>유럽에는 그리스와 비슷한 규모의 지하 경제와 복지를 가진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리스가 유럽에서 지하 경제와 복지 비중이 큰 나라도 결코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12년 기준으로 유로존에 가입한 에스토니아는 28.6%, 라트비아는 26.5%, 이탈리아는 21.6%입니다.</p>
<p>그리스의 사회복지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21.3%입니다. 이는 유럽연합 평균인 약 26%에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p>
<p>유럽연합의 사회복지 비중이 26%가 되는 것은 덴마크 26.1%, 핀란드 24.9%, 스웨덴 27.3% 등 북유럽의 잘사는 복지국가들 때문입니다. 그리스의 복지가 적은 것도 아니지만,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과도한 수준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p>
<p>그리스가 빚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유로존 가입을 전후한 시점입니다. 그리스는 1996년 국내총생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40% 정도였습니다.</p>
<p>하지만 유로존 가입이 준비되던 지난 2000년에는 70%에 육박하더니 이때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유로존에 가입한 직후인 2002년에는 100%에 도달했습니다.</p>
<p>이로 미루어, 그리스의 빚 증가는 '유로존' 가입과 심각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p>
전기석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기자 kiseok@qomp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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