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살찌는 원인?…한 달에 한 번만 마셔도 비만 위험 30% 낮춰

입력 2015-08-01 18:00  

우유에 관한 오해와 진실


[ 강진규 기자 ] ‘하얀 보약’이라고 불리며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우유 소비량은 2003년 182만t을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12년에는 168만t까지 줄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유업계의 설명이다.

이혜영 강원대 교수가 올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음용유 섭취량(2013년 기준)은 30.63㎏이다. 연간 92.65㎏을 마시는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과 음식 문화가 비슷한 일본(32.31㎏)보다도 적게 섭취하고 있다.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유를 마시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등 대체 음료가 많아졌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나오면서 경쟁구도가 치열해져 자연스럽게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우유 외에 유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치즈와 발효유 제품이 많이 나온 것도 소비량 감소 이유로 꼽힌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유에 관한 부정적인 다큐멘터리를 내보낸 것도 영향을 줬다. 이 다큐멘터리는 우유에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없으며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우유?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스웨덴 웁살라대 카를 마이클슨 교수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우유를 많이 마시는 여성의 사망 위험률이 우유를 잘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2배나 높다는 내용도 소비자를 불안하게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국내 전문가들은 과장된 주장이 많다고 지적한다. 유병욱 순천향대 교수는 “100g당 105㎎의 칼슘이 들어 있는 우유는 현존하는 식품 중 체내 칼슘 흡수가 가장 잘된다”며 “성장기 어린이, 갱년기 여성은 골밀도를 높이기 위해 우유를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스웨덴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대해선 실험대상자의 흡연, 음주 여부 등 다른 변인을 통제하지 못했고 체중과 신장 등 기본 정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국보다 4배가량 많은 우유를 마시는 스웨덴의 식습관을 무시한 채 결과 문구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비만을 일으킨다는 주장에 반박한 이해정 을지대 교수는 “우유와 요구르트 섭취량이 많을수록 비만 위험도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7173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유와 요구르트를 한 달에 1회 미만으로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1회 섭취하는 그룹의 비만 위험도가 29%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2회 이상 마시는 그룹은 비만 위험도가 37% 감소했다. 이 교수는 “우유 속에 함유된 생리활성 펩타이드, 유청단백질이 비만 위험도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유에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지적도 과장된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홍구 건국대 교수는 “우유에 세포 성장에 도움을 주는 ‘IGF-1’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히 미량인 데다 IGF-1이 반드시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없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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