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 전국 유명 폭포 8선
부안 직소폭포 - 변산 8경 가운데 으뜸…30m 암벽서 폭포수 쏟아져
동해 - 무릉계곡 쌍폭 좌우 폭포 절묘한 선율
양산 - 홍룡폭포 물보라 무지개 황홀감
구례 - 수락폭포 폭포 물맞이로 그만
금산 - 12폭포 바위에 쓴 글씨 눈길
[ 최병일 기자 ]
시원한 물줄기가 그리운 계절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폭포가 있지만 정작 폭포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는 많지 않다. 숲의 향기가 가득 퍼진 계곡의 끝, 우람한 산이 굽어보는 곳에 있는 폭포에 서면 뜨거운 햇살도, 격무에 지친 육신도 굉음과 함께 쏟아져내리는 거센 물줄기와 함께 씻겨나가는 것 같다. 각 지방을 대표하는 폭포 여덟 곳으로 떠나보자.
변산 숲 가르는 청아한 물소리, 부안 직소폭포
직소폭포는 찾아가는 길부터 명승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에 속한 아름다운 풍광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계곡과 숲길을 지나면 소가 나오고, 폭포에서 이어지는 단아한 물줄기가 숱한 사연을 만든다. 직소폭포는 부안의 변산8경 가운데 절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높이 30m 암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한여름이면 청아함을 더한다.
부안8경 중 하나, 풍광도 일품
내변산 중심에 자리잡은 직소폭포는 조선이 낳은 여성 시인 매창 이계생, 촌은 유희경과 함께 부안삼절로 꼽힌다. “직소폭포와 중계계곡을 보지 않고는 변산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경을 자랑한다.
폭포로 나서는 길은 호젓하다. 같은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 자락에 터전을 두고 있어도 내소사 가는 길과 모양새가 다르다. 내소사 길이 연중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데 비해 직소폭포 길에는 한적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내소사 초입이 호객하는 식당으로 떠들썩한 반면 직소폭포 길은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고요히 동행한다.
직소폭포 탐방은 내변산 분소에서 시작된다. 직소폭포까지 2.2㎞. 풍광을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으면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폭포 앞에 다다르는 몇몇 돌길 외에는 대부분 완만한 코스다. 봉래구곡, 실상사 등 주변 볼거리도 발걸음을 더욱 들뜨게 한다.
내변산 식생 보여주는 자연관찰로
내변산 주차장에서 자연보호헌장탑까지는 평지가 이어진다. 길 초입에 만나는 실상사는 담장도 없이 소담스런 자태다. 선인봉 아래 둥지를 튼 사찰은 통일신라 때 초의선사가 창건하고, 조선 양녕대군 때 중창했다고 전해진다. 6·25전쟁 당시 소실된 절터에 미륵전과 삼성각만 복원돼 있다. 실상사에서 다리를 건널 때 만나는 계곡이 봉래구곡이다. 직소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은 분옥담, 선녀탕 등의 소를 이루고 이곳으로 흘러내린다. 폭포로 향하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것도 이곳부터다. 초입에는 내변산의 식생을 살펴볼 수 있는 자연관찰로도 조성돼 있다.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드넓은 직소보가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 없는 날에 직소보는 내변산의 빼어난 풍광을 몸 안에 담는다. 관음봉과 초록빛 나무가 안기고, 물속에는 고기들이 헤엄쳐 다닌다. 저수지를 따라 이어지는 데크 길에서 바라보는 직소보의 풍광은 직소폭포를 감상하기 전에 볼 수 있는 근사한 에피타이저 같다.
폭포 앞에 서야 진짜 폭포 만난다
직소폭포는 빼어난 자태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선녀탕과 분옥담이 폭포의 존재를 알려준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은 무심코 흐르지 않고 작은 폭포수 줄기와 함께 탐스러운 소를 만든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면 직소폭포가 암벽 가운데서 물줄기를 쏟아낸다. 물 아래는 푸른 기운이 깃든 웅덩이다.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좁은 산길을 거쳐 폭포 앞까지 다가서야 제맛이다. 폭포는 보고, 듣고, 그 포말이 닿을 것 같은 바위에서 땀을 닦아낼 때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직소폭포의 웅덩이는 예부터 ‘실상용추’라 불리기도 했다. 변산 실상마을 주민들은 가뭄이 들면 이 물에 산돼지를 잡아 기우제를 지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직소폭포와 자웅을 겨루는 내변산의 명승지는 내소사다. 직소폭포에서 재백이 고개를 넘으면 걸어서도 내소사에 닿을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덕성봉, 옥녀봉을 끼고 도는 숲길이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내소사는 여름이면 초입 전나무 숲길이 싱그럽다. 아름드리 전나무 숲은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600m 남짓 이어 嗤?땀방울을 식혀준다.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에 단골로 손꼽히는 코스다. 633년(무왕34)에 혜구 두타스님이 창건한 내소사는 천년 고찰의 기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관음봉을 등지고 자리한 대웅보전은 보물 제291호로 등재됐다. 변산반도국립공원 (063)582-7808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서울~부안 간 고속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회 운행한다. 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부안 IC에서 30번 국도, 내변산로, 중계터널을 차례로 넘어가면 나온다. 채석강길 바로 앞에 있는 채석강스타힐스호텔이 깨끗하고 시설도 좋다. 격포로에 있는 채석리조텔오크빌은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적절하다. 변산 일대의 여름 별미는 ‘오죽’이다. 부안 앞바다에서 잡은 갑오징어의 먹물로 끓이는 죽인데, 담백한 맛에 영양이 가득해 여름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이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이색 음식의 반열에 올라 있다. 변산면 마포로에 있는 해변촌(063-581-5740)이 오죽을 잘한다.
등줄기가 오싹, 소름이 오스스! 동해 무릉계곡 쌍폭
강원도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된 곳이 동해시 무릉계곡이다. 무릉계곡의 하이라이트는 상류에 있는 쌍폭이다. 매표소에서 약 3㎞의 트레킹 코스가 완만하고 평탄하다. 한 시간쯤 천천히 올라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앞에 서면 이마의 땀은 사라지고 팔뚝엔 오스스 소름이 돋는다. 쌍폭의 자태는 압도적이다. 왼쪽 폭포는 계단 형태 바위를 타고 층층이 떨어지고, 오른쪽 폭포는 단숨에 내리꽂히며 절묘한 訣償寧?선보인다. 동해시청 관광과 (033)530-2232
춤추는 계곡에 더위 몰러 나간다…가평 무주채폭포
여름 휴가나 피서지 하면 가장 먼저 바다가 떠오른다. 하지만 경기 가평군은 산과 강, 계곡을 간직해 내륙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그 가운데 가평 북쪽 끝에 있는 적목용소와 무주채폭포는 비교적 숨은 여행지로 평가된다. 적목용소는 나무와 바위에 둘러싸인 맑은 연못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낸다. 적목용소에서 1㎞ 정도 떨어진 무주채폭포는 가는 길부터 매혹한다. 짙은 숲과 아기자기한 계곡 풍경에 자꾸만 걸음이 멎는다. 가평역 관광안내소 (070)7779-8832
신선도 반할 비경…양산 홍룡폭포
경남 양산의 천성산 깊은 자락에 숨겨진 홍룡폭포는 신선도 반할 만큼 아름답다고 예로부터 알려져왔다. 울창한 수림을 배경 삼아 커다란 바위를 타고 떨어지는 물줄기와 절벽 아래 자리한 관음전, 물보라가 퍼지며 생기는 무지개가 시선을 압도한다. 하얗게 쏟아지는 물줄기는 절벽에 핀 꽃 같고, 절벽 아래 작은 암자는 물 위에 핀 연꽃 같다. 내원사계곡은 우거진 숲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피서지다. 양산시청 문화관광과 (055)392-3232
12개 폭포가 펼치는 꿈의 향연…포항 내연산 12폭포
포항 내연산은 여 ㎰?걷기 좋다. 활엽수가 빼곡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계곡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에서 멋진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12개 폭포가 있어 ‘내연산 12폭포’라 한다. 저마다 개성이 가득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관음폭포와 연산폭포가 눈에 띈다. 수직 절벽과 동굴 사이에 떨어지는 관음폭포는 내연산을 대표하는 절경 중 하나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연산폭포는 더위를 잊게 하는 시원한 소리와 물줄기가 압권이다.
고택과 솔숲이 보기 좋은 덕동문화마을에는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이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보경사 군립공원 안내소 (054)240-7555
몸이 건강해지는 물맞이, 구례 수락폭포
전남 구례는 지리산의 고장이다. 지리산의 높고 험준한 산세가 깊은 계곡을 그리고, 계곡이 수직으로 떨어지면서 다양한 폭포를 만든다. 산동면에 위치한 수락폭포는 구례를 대표하는 폭포로 화엄사계곡, 문수골, 피아골 등 지리산의 여러 계곡과 함께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특히 물맞이 폭포로 유명해 여름이면 폭포 아래서 물을 맞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들로 장관을 이룬다.
지리산치즈랜드에서는 치즈 재료인 커드를 포함해 치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고, 초원목장과 구만저수지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390
절경에 반하다, 금산 12폭포
금산 성치산 ダ旼“炷?따라 크고 작은 폭포가 펼쳐진 십이폭포는 금산의 숨은 명소이자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이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죽포동천폭포다. 높이 20m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죽포동천폭포가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석각이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는 예부터 문인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음을 알려준다. 특히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이 기가 막히다.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92
소백산자락 아래 춤추는 물결, 괴산 수옥폭포와 용추폭포
소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계곡의 절경을 만드는 고장이 충북 괴산이다. 소백산 치맛자락을 적시며 춤추듯 휘돌아가는 물줄기를 만나고,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듯 눈이 시원하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흉내 내지 못할 청량함과 장쾌함을 선물하는 수옥폭포와 용추폭포를 만난다. 우암 송시열이 이름 붙인 화양구곡, 퇴계 이황이 아홉 달 동안 머물며 글씨를 새겼다는 선유구곡 등 계곡 사이에서 더위를 잊는 코스다.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2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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