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눈앞서 역전 허용
전인지 이어 '깜짝 돌풍'
KLPGA 경쟁력 입증
[ 최만수 기자 ]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고진영(20·넵스)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세계 골프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고진영은 3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12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박인비(27·KB금융그룹)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3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서 아쉽게 놓쳤지만 처음 출전한 해외 대회에서 우승 문턱에 이르는 실력과 대담함은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고진영은 박인비가 승부처로 지목했던 16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 앞 해저드에 빠지면서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아 고진영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충격적인 더블 보기 이후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마친 고진영은 스코어 기록지를 제출한 뒤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외신들은 고진영이 메이저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할지 주목했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도 아직 LPGA에 입회하지 않은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김효주(20·롯데)가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LPGA투어에 정식 데뷔하지 않고 KLPGA투어에서 활약하던 상황에서 LPGA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 AP통신은 이날 “고진영은 김효주, 전인지에 이어 메이저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을 노렸다”고 전했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4승을 올린 전인지는 상금랭킹 1위를, 3승을 달성한 고진영은 4위를 달리고 있다. 고진영은 대회가 끝난 뒤 “오랜만에 큰 긴장감을 느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다음 시즌까지는 LPGA Q스쿨(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 올해 랭킹을 올려 내년에는 세계랭킹과 KLPGA 상금 상위 랭커 자격으로 LPGA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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