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김태호 불출마선언에 당황한 야당

입력 2015-08-04 18:11  

은정진 정치부 기자 silver@hankyung.com


[ 은정진 기자 ] 지난 3일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을 지켜본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한 당직자는 최근 새정치연합이 새 홍보위원장을 영입한 뒤 공을 들인 ‘셀프디스(자아비판)’ 캠페인을 빗대며 “김태호가 불출마로 ‘셀프디스’의 마침표를 찍어 버렸다”고 말했다. 입만 열면 혁신을 외쳐온 새정치연합이 김 최고위원에게 제대로 한 방 맞은 것이다.

내년 총선을 8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 양당 혁신 노력에 국민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정치적 계산이 깔리기는 했지만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오픈프라이머리)고 하고, 의원 정수 확대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진 정치인들까지 스스로 기득권(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한다. 김 최고위원에 이어 새누리당의 이한구 강창희 손인춘 양창영 의원 등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불출마를 공식화했을 뿐 최근 계파 갈등과 신당설 등은 공천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이란 의혹만 사고 있다. 4일 혁신위와 당내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 이유다. 이동학 혁신위원은 “김 최고위원의 ‘셀프디스’ 불출마 선언으로 우린 이미 졌다. 쇼라 할지라도 우리는 쇼에서도 지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혁신위 합류 전 ‘육참골단(肉斬骨斷·자기 살을 내주고 상대 뼈를 끊는다)’을 촉구하며 4선 이상 의원의 용퇴 등을 주장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날 “중진 다선의원의 불출마 문제는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것으로 이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용퇴를 거듭 촉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사이에서 ‘불출마’ ‘용퇴’ 등은 아직까지 금기어다. 현역 의원 중 누구 한 명도 당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공천 룰을 확정하면 ‘물어뜯겠다’며 압력을 넣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소장파 의원에게 “김 최고위원처럼 용퇴를 할 야당 (불출마) 인사는 누가 될까”라고 묻자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은정진 정치부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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