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초청…면담 가능성
[ 전예진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 3박4일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평양으로 출발했다. 이 여사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6·15 정신으로 화해해 평화롭게 왕래하면서 사는 민족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에 간다”고 말했다고 김성재 전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했다. 김 전 장관은 방북 직전 김포공항 귀빈주차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희호 여사가 자신의 방문이 대화와 왕래, 교류협력의 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고 말했다.
방북단은 수행단장인 김 전 장관을 비롯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등 18명이다. 이 여사와 함께 방북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도 동행하지 않았다.
방북단은 이날 오후 첫 일정으로 평양산원을 방문했고 애육원, 아동병원, 평양 인근 관광지인 묘향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여부 ? 일각에서는 작년 말 김정은이 직접 친서로 이 여사를 초청한 만큼 예우 차원에서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면담과 관련한 북측의 언질이 없었고 김정은이 남측 정치 인사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만남이 성사된다면 6·15 공동선언 15주년과 광복 70주년인 올해 남북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도 대화 의지를 보여주고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기회에 6·15 공동선언을 한 당시 남측 관계자들을 만나려고 한 만큼 남한 정부에 메시지를 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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