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시멘트 가격 협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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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유연탄값 하락…내려야"
시멘트업계 "동결이 최선" 팽팽


[ 김정은 기자 ] 시멘트 가격은 시멘트 제조업체와 레미콘업체, 건설사 3자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보통 이들은 연초에 만나 1년간 공급할 시멘트 가격을 협상한다. 하지만 올해는 4월이 돼서야 첫 협상을 시작했고 넉 달째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가격을 둘러싼 업계 간 입장 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작년에 인상한 폭만큼이라도 시멘트 가격을 내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시멘트는 최근 몇 년 사이 가격이 계속 올랐다.

2011년 t당 5만2000원이던 시멘트 공급가는 지난해 7만5000원으로 44% 올랐다. 시멘트 생산원가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오르고 물류비 등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유연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 t당 8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국제 유연탄 평균 가격(호주 뉴캐슬 본선 인도 기준)은 지난주 59.09달러로 내려갔다. t당 120달러를 웃돌던 4년 전에 비해서는 반 토막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덕분에 주요 시멘트업체들의 수익성은 크게 좋아졌다.

시멘트업계는 “가격을 동결하자”고 맞서고 있다. “시멘트업체들이 작년에 흑자를 냈으니까 올해 양보하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데다 원자재값 상승 등 인상 요인을 과거에 일일이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 유진기업 삼표 아주산업 등 레미콘업체들은 중간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 레미콘 가격은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수도권의 관급레미콘 입찰가격은 대부분 동결되거나 소폭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멘트업체 가격 담합 조사도 변수가 되고 있다. 공정위는 얼마 전 한일시멘트와 동양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업체의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추가 현장조사를 벌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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