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유암코 인수전 8곳 참여…117조 굴리는 '큰손' 떴다

입력 2015-08-05 19:03   수정 2015-08-06 14:34

"국내 최대 부실채권 투자사 잡아라" 8곳 출사표

홍콩계 사모펀드 PAG도 참여
보고펀드는 홍콩계와 손잡고
BNK금융지주·한토신도 경합

지분 52% 매각가 5000억 안팎



[ 정영효/안대규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5일 오후 5시30분

국내 최대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인수전에 세계 최대 NPL 투자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토종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 지방은행 맹주인 부산은행(BNK금융지주) 등 8곳이 맞붙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기업·우리·농협 등 6개 주주 은행들과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이 실시한 예비입찰에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대거 참여했다.

◆마지막 남은 대형 NPL사 잡아라

업계 2위인 우리F&I(현 대신F&I)가 지난해 매각되면서 유암코는 대형 NPL 투자사로는 마지막 남은 매물이다. 이 때문에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들이 국?NPL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아폴로는 일찌감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국내 투자자문사인 파인스트리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세계 5대 PEF로 유명하지만 유암코 인수전엔 전략적 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했다. 아폴로는 7개 주요 사업부 가운데 하나로 NPL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NPL 사업부가 속한 채권투자사업부는 총 1130억달러(약 117조원, NPL 자산 50억달러 포함)의 자산을 굴리는 ‘큰손’이다. 자산 규모가 3조8000억원인 유암코보다 약 30배 크다.

홍콩계 PEF인 PAG도 전략적 투자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아폴로와 마찬가지로 NPL 투자 자회사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지안 샨 PAG 대표는 2000년대 뉴브릿지캐피탈 이사로 일하면서 제일은행을 인수해 되파는 핵심역할을 맡았다. 한국 금융시장을 잘 알기 때문에 유암코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펀드 BNK금융지주 등도 출사표

보고펀드는 홍콩계 PEF인 올림퍼스캐피털과 손을 잡았다. 올림퍼스캐피털은 외환카드와 OSB저축은행(옛 푸른2저축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에 전문적으로 투자해 온 회사다. 하나대투증권과 미국계 PEF인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도 유암코가 매물로 나온 초기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인수후보로 꼽힌다.

국내 증시 상장사 가운데는 BNK금융지주(부산·경남은행)와 한국토지신탁(키스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이 눈에 띈다. IMM PE 등 대형 PEF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매각작업이 흥행에 성공한 데는 유암코의 실적 회복세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유암코는 2분기에 NPL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면서 3년째 내리막이었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유암코를 본떠 세울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도 호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제2의 유암코’가 출범하면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 기업의 채권을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이 열려 유암코의 새로운 먹거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 은행들과 JP모간은 조만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한 뒤 한 달가량 실사를 거쳐 본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암코의 새 주인은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매각 대상은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52% 안팎이며, 매각가격은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정영효/안대규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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