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오른 제약·바이오주, 재도약 시동?

입력 2015-08-05 19:27  

이-글벳·코오롱생명과학 등 상승률 상위권에 두루 포진
의약품·제약지수 초강세

전망 놓고 증권가 엇갈려…"高PER株 많아 상승 어려워"
"업종 내 차별화 본격화할 것"



[ 김동욱 기자 ]
하락세를 거듭하던 제약·바이오주가 5일 일제히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로 시야를 넓혀보면 제약·바이오주의 70%가량은 여전히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날 제약·바이오주의 반등이 ‘옥석 가리기’ 과정에서 불거진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 반격의 ‘신호탄’인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주, ‘재도약 전조’ 일까

이날 주식시장 상승은 모처럼 제약·바이오주가 주도했다. 코스피지수가 0.09% 오르는 동안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지수는 2.16%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지수가 3.40% 올라 코스닥지수 상승률(1.54%)을 웃돌았다.

셀트리온이 3.11% 상승하고 메디톡스가 4.69% 오르는 등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백신 제조업체 이-글벳(19.50%)을 비롯해 코오롱생명과학(11.69%), 경남제약(8.78%), 인트론바이오(8.12%), 씨젠(6.40%) 등의 오름세도 돋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국제약품(11.68%), 녹십자홀딩스(8.48%), 동성제약(6.46%) 등 제약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에 두루 포진했다.

지난달 이후 제약·바이오주의 전반적인 흐름은 좋지 않았다. 제약업종지수는 지난달 9.33% 추락해 올 들어 처음으로 월간 등락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117개 주요 제약·바이오주의 73.50%인 86개 종목이 7월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이 기간 20% 넘게 빠진 종목도 코미팜(-38.21%), 종근당바이오(-30.75%), 한올바이오파마(-23.92%), JW중외제약(-20.82%) 등을 포함해 19개에 달한다. 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한미약품(-14.56%), 녹십자(-14.42%), 종근당(-11.60%) 등의 낙폭도 만만치 않았다.

증시의 양대 ‘큰손’인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도 경쟁적으로 바이오주를 팔고 있다. 7월 이후 코스닥시장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은 오스템임플란트(379억원), 코오롱생명과학(301억원), 메디포스트(248억원), 휴메딕스(223억원) 등 바이오주가 휩쓸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메디톡스(370억원), 바이로메드(239억원), 인바디(235억원), 셀트리온(184억원) 등을 대거 팔았다.

◆‘대세하락’ vs ‘옥석 가리기’

증시 전문가들의 시각은 “바이오주 장세는 물 건너갔다”는 비관론과 “실적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란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제약·바이오주의 고평가 상황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주요 제약·바이오주의 주가痔故炷?PER=주가/주당순이익)은 50배가 넘는다. 메디포스트(96.7배), 씨젠(94.0배), LG생명과학(93.6배), 한미약품(79.2배)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지난 5월 현재 33개 주요 제약주의 평균 PER은 37.6배로 아시아 주요 시장은 물론 미국 나스닥(31.1배), 영국 런던거래소(25.8배)보다 높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한미약품의 어닝쇼크 이후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근거를 찾기 힘들어졌다”며 “제약·바이오주가 대세 하락의 초입에 들어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실적이나 기술력 등에 따라 차별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시각도 있다. 7월 이후 바이오주의 동반 부진 속에서도 오리엔트바이오(79.71%), 씨젠(41.61%), 이-글벳(38.35%) 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 제약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기술이전이 가시화하면서 업종 내 차별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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