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가에선 앞으로 채권이 ‘무위험 수익’(안전자산)이 아닌 ‘무수익 위험’(위험자산)이 될 것이란 가시돋친 농담까지 돈다. 하지만 강세장이 끝나고 곧바로 약세장으로 돌변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고 한다. 금리 인상이 진즉에 예고된 만큼 시장에 내성이 생겼고, 인상하더라도 2017년 말까지 연 3% 이하로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일본과 유로존의 양적 완화는 좀 더 이어질 전망이고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플레이어의 관점일 뿐, 우리로선 낙관할 수 없는 요인들이 너무 많다.
우선 금리 인상에 앞서 미국은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3주간 신흥국 증시에서 144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우리나라도 당장은 환율이 올라 수출에 다소 숨통이 틔었지만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특히 세계 채권의 큰손인 중국이 경기둔화로 1조위안(약 180조원)의 인프라용 채권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도 유가하락으로 재정이 악화돼 연내 270억달러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시장의 수요는 줄고 공급만 늘고 있는 셈이다.
주가 급락은 심리적 충격을 주지만, 채권 금리가 뛰면 실물경제에 골병이 든다. 경기부진에다 기업 실적까지 악화한 우리나라로선 미국 금리 인상은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 싼 값에 자금을 조달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