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왕릉 '더위' 식힌다

입력 2015-08-09 17:12  

<p style="text-align: justify">[QOMPASS뉴스=이시헌 기자] 서울 강남의 노른자 땅 위에 푸른숲이 조성된 곳이 있다. 조선 제9대 왕인 성종과 그의 아들인 제11대 왕 중종이 잠들어 있는 '선정릉'이 바로 그곳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성종과 중종 두 임금이 잠들어 있어 개발의 화를 피하는 대신 푸른숲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은 주변 빌딩숲 보다 기온이 낮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것이 과학적인 사실로 드러났다.</p>

▲ 강남의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선정릉 전경(사진=기상청)
<p style="text-align: justify">기상청(청장 고윤화)이 선정릉 일대와 주변 빌딩숲을 비교해 여름철 한낮 기온을 측정한 결과 능주변이 2℃가량 낮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7월27일 실시한 '2015년 수도권 도시기상 집중관측'을 통해서다.</p>

<p>도시에 녹지를 조성하면 주변 시가지보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져 부분적으로 하강기류가 발생하고 냉각된 공기가 주변 시가지로 흘러나와 도시의 기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p>

<p>또 이번 관측으로 녹지의 규모가 크고 수목이 무성할수록 주변 기온이 크게 감소하고, 녹지와 인접한 지점일수록 기온이 낮고 가장자리에서 멀어질수록 기온이 높아진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p>

<p>국립기상과학원(원장 조천호)과 서울대학교, 부경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4개 기관 총 50여 명이 참여한 이번 관측은 최근 2년간 선정릉 중앙 지점과 주변 상권의 1시간 평균 기온차를 분석한 것으로, 여름철 오후 4시에 녹지는 27.8℃, 상업지는 그보다 2.8℃ 높은 30.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p>

▲ 상업지와 녹지 간 여름철(6~8월) 일 기온 변화(왼쪽)와 두 지점 간 월별/시간별 기온 차(오른쪽) (사진=기상청)
<p>이런 결과는 지난 2002년 5월 한국기상학회(회장 안중배)가 창덕궁과 창경궁, 종묘 등 녹지가 많은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다.</p>

<p>도심 녹지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한 것이다.</p>

<p>고밀도로 고층화된 인공시설물, 대기오염 등으로 도시 상공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열섬 현상은 여름철 냉방비를 급증시키고, 노약자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등 인간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p>

<p>국립기상과학원 김백조 과장은 "이번 집중관측 자료는 서울의 도시 열섬과 폭염 등 기후변화에 따른 열 환경 분석뿐만 아니라, 도시의 복잡한 기류와 오염물질 확산모델의 검증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p>



이시헌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sh333@qomp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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