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9월 인상 확률 75%"
인플레율 낮아 속도 불투명
올핸 한차례 인상 그칠 듯
[ 이심기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기준금리 인상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미국의 7월 고용동향이 Fed가 원하는 수준의 노동시장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달 금리 인상이 유력해졌다는 분석이다. WSJ는 “고용시장이 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승인했다”는 제목으로 Fed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신규 일자리는 2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시장이 기대한 22만2000개에는 못 미쳤지만 노동시장 회복세를 가늠하는 ‘기준선’인 20만명은 가볍게 넘어섰다. 실업률도 5.3%로 6월 기록한 최저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나온 성명서는 “노동시장의 개선이 ‘어느 정도(some)’ 추가로 이뤄지면 금리 정상화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WSJ는 7월 고용동향이 ‘어느 정도’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평가하면서 9월 FOMC 전까지 8월 고용동향 등 Fed의 결정을 확정짓기 위한 경기지표가 나오겠지만 큰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잇따라 9월 금리 인상 전망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월 고용동향 발표 후 전문가 설문조사를 실시, 내달 기준금리가 오를 확률은 58%로 전달의 50%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이 미 채권선물가격 동향을 근거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9월 인상 가능성이 75%까지 상승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도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만장일치는 아니더라도 다수 의견으로 내달 Fed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9월 인상 이후에도 금리 정상화 속도는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WSJ는 시장에서는 올해 한 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금리 인상 횟수도 분기별 0.25%포인트씩 네 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유출된 Fed 내부 보고서도 올해 4분기 말 기준금리를 연 0.35%로 예상했다. 현재 제로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연내 금리 인상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Fed의 목표치 2%를 크게 밑돌고 임금상승률도 낮은 수준에 머무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되고 있다. Fed의 물가판단 척도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지난 6월 0.2%로 38개월 연속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뉴욕타임스(NYT)는 “7월 고용동향에서 비자발적 실업자가 240만명에 이르고,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2.1%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NYT는 “Fed 내부에서도 성급한 금리 인상이 경기회복 추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만 ?인상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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