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뜨거운 여름, 흔한 여행지인 경포대나 정동진이 아니라 이름 두 글자밖에 몰랐던 장흥으로 향한 것은 물비늘 넘실거리는 미지의 남쪽 바다가 부른 탓이리라.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정남쪽에 있는 ‘정남진 장흥’은 여행을 즐기는 내게도 꽤 낯선 곳이었다.
설렘을 여행 가방에 가득 담고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네 시간 반을 달려가니 남포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소등도가 물길을 열고 반갑게 마중 나왔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를 찍어서 유명해진 이곳은 ‘소등’이라는 이름처럼 배 타고 나간 남편이 걱정돼 캄캄한 밤중에 작은 등불을 들고 마중 나온 여인같이 어여쁜 섬이다.
장흥은 작은 도시 안에 바다는 물론이고 산과 강, 섬까지 다 들어 있는 곳이다. 편백나무 숲에서는 피톤치드의 샤워를 즐겼고, 시내 중심부를 은어처럼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물 맑은 탐진강도 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장흥 삼합! 사람 수보다 소가 더 많아서 유명한 장흥 한우와 득량만이 키운 키조개, 특산품인 표고버섯을 한입에 넣으면 세 가지가 합(合)을 이룬 그 맛은 비길 데가 없었다. 덕분에 인생이 맛있어졌다.
정윤주(회사원·서울 청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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