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30대 CEO 파격…조직갈등 봉합·모바일 신사업 가속

입력 2015-08-10 17:50  

30대 임지훈 씨 단독대표로 깜짝 발탁

3년간 케이큐브벤처스 이끌며 미래전략 수립 적임자로 평가
올해 초 영입한 박성훈 팀장과 조직혁신 작업 등 주도 기대
최근 일부사업 조정 과정에서 내부 분열에 핵심인력 이탈
조직 장악력 확보 과제로



[ 안정락 기자 ] 다음카카오가 30대 중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에게 시가총액 8조원이 넘는 회사 경영을 맡긴 것은 모바일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는 10월로 합병 1주년을 맞는 다음카카오가 통합과정에서의 조직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30대 CEO’라는 파격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다음카카오 내부에서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직원 간 갈등이 적지 않아 조직 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임지훈 대표 내정자(35·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3년간 김 의장이 설립한 벤처투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를 이끌며 50여곳에 이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를 성사쳐?사업 시너지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대표 내정자, 미래 전략 주도

김 의장과 임 내정자의 첫 만남은 2011년 카카오가 모바일 커머스 회사인 로티플을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로티플은 카카오로 인수되기 전 벤처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2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수석심사역으로 활동하며 로티플 투자를 주도한 사람이 임 내정자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두 사람의 인연이 이때부터 본격화됐고 이후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할 때 임 내정자가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내정자는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현 네이버) 기획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등을 역임한 투자 전문가다. 모바일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높아 회사의 미래 전략을 주도할 적임자로 꼽힌다.

임 내정자뿐만 아니라 박성훈 미래전략팀장(42·전 CJ 미래전략실 부사장)도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전략을 짜고 조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다음카카오에 영입된 박 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베인&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 근무한 뒤 CJ그룹에서 미래전략을 담당했다. 업계에선 김 의장이 직접 박 팀장을 영입한 만큼 다음카카오의 조직 개편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과정에서 다음 출신과 카카오 출신 간 알력 다툼이 치열했던 만큼 외부 인사를 앞세워 분열된 조직을 쇄신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게 대표이사 전격 교체의 취지라고 풀이할 수 있다.

모바일 사업 강화하는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는 최근 PC 중심의 포털 기반 서비스를 과감히 정리하고 샵검색,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김기사로 유명한 록앤올을 625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결)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올 들어 다음뮤직과 다음클라우드, 다음캘린더, 마이피플 등 기존 카카오의 서비스와 중복되거나 성장성이 높지 않은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등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추진한 서비스들이 폐쇄돼 내부 갈등을 빚었다.

카카오 출신 임직원의 이탈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초 이제범 다음카카오 신사업총괄이 창업 준비를 이유로 퇴사했다.

이 총괄은 앞서 퇴사한 이확영 전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카카오톡을 개발한 주역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세훈·이석우 두 명의 공동대표 중 한 명을 단독으로 내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새로운 카드를 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김 의장이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음카카오를 이끌어갈 외부 영입 인사들이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이를 보완할 후속 인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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