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21명의 '우진'과 연애…짧은 순간에도 사랑에 빠졌죠"

입력 2015-08-10 18:30  

20일 개봉 '뷰티 인사이드' 주연 맡은 한효주

"매일 모습 바뀌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역할 맡아"
광고 같은 감각적 영상으로 '사랑의 본질' 탐색



[ 유재혁 기자 ]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남자 ‘우진’이 있다. 그는 남자뿐 아니라 여자, 노인, 아이, 심지어 외국인으로도 변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그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는 ‘이수’란 이름의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데….

칸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 광고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 멜로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광고계 출신인 백종열 감독이 감각적인 영상으로 사랑의 본질을 탐색한 수작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21명의 우진과 사랑하는 이수 역은 한효주(28·사진)가 맡았다. 10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시사회 반응이 너무 좋아서 얼떨떨해요. 전체 색감이 예쁘고 아름다운 영화예요. 유럽 영화를 보는 느낌일 겁니다. 정말 만족스러워요.”

극중 우진 역은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유연석 박서준 김상호 김희원 등 남자 배우뿐 아니라 박신혜 고아성 등 한국 여배우, 우에노 주리 같은 일본 여배우도 잠깐씩 했다. 그들과 사귀는 이수는 처음에는 혼란스럽지만 차츰 익숙해진다.

“판타지인데 마치 현실 같았어요. 스스로 이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촬영했어요. 매일 바뀌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느냐를 묻는 철학적인 영화예요. 명쾌하게 끝나지는 않지만 과연 나라면 어떨까 자문하게 합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여운을 남기는 영화죠.”

한효주는 우진 역을 한 배우들의 열정에 탄복했다고 한다. 모두 잠깐씩 등장할 뿐인데, 다양하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구해 왔다. 배우들이 연구를 많이 한 덕분에 관객이 우진을 한 사람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는 원래 오래 만나야 감정이 생기는 사람인데 이 영화를 하면서 많은 배우를 만나 보니 짧은 순간에 매력을 캐치하게 되더군요. 모든 사람과 사랑할 수도 있을 듯싶어요.”

막바지에는 한효주가 13명의 우진과 한 차례씩 키스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기서 그는 처음에는 진지하게 했지만 나중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키스하게 됐다고 한다. 23세의 배우 고아성은 데뷔 후 첫 키스 신을 한효주와 찍었다.

파스텔조의 화면에는 한효주의 얼굴이 다른 출연작보다 아름답게 나왔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영화를 찍는 4개월간 매주 한 번씩 피부과에 갔어요. 연기보다 얼굴에 부담감을 느꼈어요. 20년간 CF를 찍던 감독이라 비주얼에 예민했어요. 제 얼굴을 보면 어제 뭐 했느냐고 물어봐요. ‘아침 얼굴’이 다르다고 아침에는 찍지 않더라고요.”

배우의 얼굴을 가까이서 찍는 클로즈업이 많은 영화다. 특히 한효주의 왼쪽 얼굴이 많이 잡힌다. “저는 오른쪽, 왼쪽 둘 다 괜찮은데, 감독은 왼쪽(얼굴)에 집착했어요. 편집할 때 왼쪽 장면밖에 없어 난감했대요. 누구나 얼굴이 비대칭인데, 저는 왼쪽 선이 좀 더 여성스럽고, 오른쪽은 약간 굵은 남성미가 있답니다.”

이수와 한효주의 연애 스타일은 어떻게 다를까. “이수는 제가 볼 때 천사예요. 도시락을 싸서 남자에게 갖다 줍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그릇이 큰 여자일 거예요. 저는 그만큼은 아니에요. 좋은 여자이고 싶지만 좋은 여자는 아닙니다. 항상 일에 먼저 집중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랑을 해보고 싶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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