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파고드는 중국 모바일 백신앱

입력 2015-08-10 19:09  

중국 보안업체 한국 공략 강화

치타모바일 'CM시큐리티'·치후365 '360시큐리티'
알약 제치고 나란히 3·4위

텃밭 뺏긴 국내업체 비상



[ 추가영 기자 ] 치후360, 치타모바일 등 중국 정보보안업체들이 국내 모바일 백신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 순이용자 수 기준 국내 상위 10개 모바일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가운데 2개가 이들 중국 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백신이다. 치타모바일이 개발한 CM시큐리티의 순이용자는 219만명에 이른다. 국내 보안업체 안랩, 라온시큐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정보보안업체 치후360의 자회사 360시큐리티는 최근 TV 광고까지 하며 국내 모바일 백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이징은행, 장수은행 등 중국 현지 은행 앱 보안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업체 방클도 한국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몸집 키운 중국 보안업체

360시큐리티는 월간 순이용자 수가 지난달 2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360시큐리티의 순이용자는 208만명으로 전월(105만명) 대비 98% 급증했다. 치후360의 지난해 매출은 13억9000만달러(약 1조6236억원)에 달했다. 국내 최대 정보보안업체 안랩 매출(1354억?의 약 12배다.

치타모바일이 개발한 대표적 모바일 보안앱인 ‘클린마스터’는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6와 S6엣지에 기본 앱으로 탑재됐다. 지난달 클린마스터의 순이용자는 635만명에 달했다. 반면 네이버 모바일 클리너는 이용자 수가 늘지 않아 오는 14일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한국 거점으로 아시아 진출

중국 정보보안업체들이 개발한 360시큐리티, CM시큐리티 등은 각각 누적 다운로드 수가 1억건을 넘어섰다. 충분한 수의 이용자를 확보해 소비자의 앱 사용패턴을 분석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방한한 얀후앙 360시큐리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이용자가 많아 모바일 백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을 ‘테스트베드(시험대)’로 활용해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 앱 보안 소프트웨어(SW)업체 방클도 지난 6월 한국어 홈페이지를 열고 국내 게임유통업체 한유코리아와 국내 총판 독점계약을 맺었다. 김성범 한유코리아 모바일서비스팀장은 “중국 보안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비교적 적은 게임 앱, 일반 앱시장을 먼저 공략한 뒤 금융 앱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 수익모델 못 찾아

360시큐리티는 올해 상반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위협하는 악성코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7% 증가한 37만6200개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악성코드 공격을 받은 스마트폰 이용자 수도 38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모바일 보안 위협은 급증했지만 국내 보안업체들은 텃밭을 중국 업체에 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모바일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모델을 찾기 어려워 적극적으로 제품 개발을 하지 않았다. 대신 모바일기기관리(MDM) 소프트웨어 등 B2B(기업간 거래) 사업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영역을 넓혀갈 모바일 보안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미래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도 첨단 보안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일각에선 중국 보안업체들의 데이터 수집·활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K C&C 보안자회사인 인포섹의 장우진 모바일사업팀장은 “모바일 백신 앱이 위치 정보까지 수집하는 것은 과도한 앱 권한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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