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증시는 전날의 불안 심리를 딛고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발(發) 금리 불안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하지만 국제 유가 급등과 중국 증시의 상승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다만 대내적으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수출주보다는 '내수주' 성장주 보다는 '배당주' 투자에 눈을 돌리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 미국 증시 급등…다우 1.39%↑
밤사이 미국 증시는 유가 급등과 대규모 인수합병(M&A) 소식 등에 급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1.79포인트(1.39%) 상승한 1만7615.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61포인트(1.28%) 오른 2104.18을, 나스닥 지수는 58.26포인트(1.16%) 상승한 5101.80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S&P지수는 지난 5월 8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지난주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국제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에너지 관련주를 끌어올린 것이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9달러(2.48%) 오른 배럴당 44.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사흘간 하락세를 보여온 국내 증시도 이날은 대외 호재와 맞물려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전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한달 만에 장중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 이익 개선이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좁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도 계속되고 있어, 이익 모멘텀(동력)이 견조한 내수주를 공략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5년 동안의 주가 수익률을 비교해 봐도 수출주 대비 내수주의 수익률이 양호하다"며 "올해는 내수주가 수출주 대비 46.6%p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시가총액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초 이후 수출주가 -10% 넘는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힘겹게나마 2000선을 지키고 있는 이유라고 그는 말했다.
◆ 코스피, 당분간 좁은 박스권 내 등락
실적 부진으로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고 있어 하반기를 겨냥한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두라는 의견도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표기업들의 2분기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의 불안감이 높아졌다"며 "조선업체는 5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고,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도 실적 충격을 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흥국 투자심리마저 약해진 상황에서 시장은 대안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하반기 배당 투자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배당주의 경우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 매력이 높아졌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이란 분석이다.
정부 당국의 배당 확대 정책도 분명할 뿐 아니라, 기업들도 중간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배당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오 연구원의 설명.
그는 "다만 배당 투자는 방망이를 짧게 잡기보다 길게 잡았을 때 효과적"이라며 "배당수익률이 아닌 배당의 지속성에 관심을 두고 연말보다는 현 시점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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