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중견기업서 대기업으로"…'벤처 1세대'의 새로운 도전

입력 2015-08-11 18:58  

정준 벤처협회장, 팬택 인수
"회사 덩치 키워 사업 확장하고 한계 부딪힌 회사 키우는 게 사명"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장경호 이녹스 사장 등도
잇단 M&A로 글로벌시장 공략



[ 안재광 기자 ]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과 김철영 미래나노텍 사장이 한 중소업체를 두고 맞붙은 것은 올 3월께다. 벤처기업협회 회장과 수석부회장을 나란히 맡고 있던 두 사람은 솔루에타란 회사 인수를 동시에 추진했다. 전자파 차폐기 업체인 솔루에타는 매출 1000억원을 찍은 뒤 성장이 둔화되자 오너인 조재위 사장이 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

남 회장과 김 사장의 솔루에타 성장전략까지 겹쳤다. 전자파 차폐기의 쓰임새를 기존 모바일에서 자동차 전장부품 등으로 넓힌다는 것이었다. 경합 끝에 솔루에타는 지난 6월 나은 조건을 제시한 남 회장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인수금액은 387억원.

“벤처신화 꼭 살려내겠다”

남 회장은 지난 2월까지 3년간 벤처업계를 대표했다. 후배들이 사업하다 힘들면 벤처 선배들이 사업을 받아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야 후배들이 또 다른 벤처를 다시 할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를 키워낸 노하우를 다른 영역에 적용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창업한 ‘벤처 1세대’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또 한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성장 한계에 부딪힌 회사를 키워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인수자가 없어 청산될 위기에 놓였던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 인수 과정을 밟고 있는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이 대표적이다. ‘벤처신화’를 써내려가다 고꾸라진 팬택을 벤처기업 수장이 직접 나서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1998년 이동통신 장비업체 쏠리드를 창업해 매출 20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대기업이 나서기 힘든 M&A에도 벤처기업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 장경호 이녹스 사장은 알톤스포츠를 지난 2월 508억원에 인수했다. 알톤스포츠는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는 자전거 제조 및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장 사장은 반도체 패키지 및 연성회로기판(FPCB) 소재를 만드는 이녹스를 이끌며 자전거산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봤다. 자신들이 주력으로 하는 소재 분야를 자전거사업에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했다. 장 사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자체 브랜드로 수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원남 탑엔지니어링 사장은 5월 디스플레이 재료 사업을 하는 티에스엠을 221억원에 인수했다. ‘1조원 벤처 신화’를 쓴 변대규 휴맥스 회장은 2013년 휴맥스오토모티브(옛 대우아이에스)를 인수하며 기존 셋톱박스 사업 위주에서 자동차 전장부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벤처가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벤처 1세대’에 M&A는 회사의 덩치를 키우고 사업을 확장하는 의미 이상이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를 발굴해 인수하고 키워내는 것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 회장은 “벤처기업들이 M&A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다면 ‘부의 쏠림현상’ 등 많은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업계는 M&A가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벤처기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자금조달인데, 이를 원활하게 하려면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고 나가는 M&A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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