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은 전날 고시환율을 1994년 이후 일간 최대폭인 1.86% 기습 절하하면서 일회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또 예상과 달리 1.62%로 크게 평가절하해 본격적인 환율 전쟁 양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처럼 위안화 가치를 이틀 연속 크게 떨어트린 것은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수출 지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까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이 지난 3월부터 한 달을 제외하고 줄곧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이 같은 수출 둔화에는 글로벌 경기 부진, 동남아 등지로의 생산공장 이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위안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를 제외한 기타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인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 관세청은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위안화의 IMF SDR 편입도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IMF는 올 11월로 예정됐던 SDR 바스켓통화 변경 심사를 내년 하반기로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IMF는 그러면서 “위안화가 SDR 바스켓 통화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금융개혁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이틀 연속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자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1% 넘게 떨어져 1960선 초반까지 내려갔다. 지수가 1960선까지 밀린 건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83억원 어치를 팔아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45억원, 238억원 어치를 담고 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또 다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환율 전쟁이 본격화됐다"며 "중국 정부가 지금껏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았던 '통화정책' 대신 '환율정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영향으로 장중 3% 넘게 떨어져 710선마저 붕괴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55원 급등한 1188.65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장중 1190원대를 돌파해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1%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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