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안화 쇼크·금융시장 혼란…본질은 강달러의 복귀다

입력 2015-08-12 19:18  

中 위안화 잇단 평가절하 단행
숨겨진 상처 깊다는 것 드러나
글로벌경제 패러다임 전환 중
팍스아메리카나, G1의 부활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를 평가절하(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인민은행이 어제 위안화 환율을 또다시 1.62% 올려 고시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 이틀 사이에 3.5%나 떨어졌다. 이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도 이틀째 크게 떨어졌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190원대로 올라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유럽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품시장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이나 쇼크’다.

중국 경제에 뭔가 큰 속병이 생긴 게 분명하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되돌아보면 최근 중국 증시가 기록적으로 폭락했던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이례적으로 증시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급락세를 간신히 진정시켰을 뿐이다. 중국 성장률이 마지노선이라는 7.0%에 2분기 연속으로 정확히 맞아떨어졌던 것도 석연치 않은 일이었다. 숨겨진 내부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肩?판에 중국이 돌연 위안화 가치를 불과 이틀 사이에 3.5%나 떨어뜨렸다. 인민은행이 앞으로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의 마감가격과 시장 주문가격 등을 반영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바꿔 시장친화적 환율정책으로 선회하겠다고 했다지만, 이는 통화절하를 가리기 위한 위장술로 보인다. 그보다는 성장률이 7%에 한참 못 미친 위기상황에 빠져 수출을 늘리고 수출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비상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만의 일도 아니다. 브라질은 급기야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졌고, 에너지 수출로 떼돈을 벌던 러시아 역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잘나가던 ‘브릭스 국가’들이 인도를 제외하고선 모두 침몰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미국의 셰일오일에 밀려 오일머니가 고갈되고 있고, 미국을 경쟁자로 여기는 유럽은 양적 완화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역시 최근 다시 급전직하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강한 미국, 강한 달러를 재확인하게 된다. 작금의 혼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팍스아메리카나’의 부활이다. 미국을 빼면 경제가 살아나는 나라가 없다.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이 372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미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런 미국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더 강해진 미국의 변화를 받치는 것은 에너지 혁명이다. 미국이 원유수출을 재개하려는 것도 여기서 나온다.

달러화는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산출하는 달러인덱스 그래프에서 보듯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닥을 “?다시 올라오고 있다. 과거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것이라거나, 위안화가 달러에 1 대 1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허튼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강(强)달러의 귀환은 더욱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시프트다. 미국이 독주하는 ‘G1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앞으로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가 흑자로 전환되고, 달러의 대량공급이 달러 회수로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트리핀의 딜레마’가 아니라 ‘역(逆)트리핀 딜레마’다. 이미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고 있다. 미국이 원유수출을 재개하는 시점이 되면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글로벌 경제구도가 미국과 기타 국가로 양분될 수도 있다. 차이나 쇼크 차원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대변환에 대응하는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키워드는 강한 미국, 강한 달러다. 그리고 ‘중국 쇼크’에 대응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정치적으로 반미친중론이 공공연하게 주장되는 상황이다. 한반도 분단을 가져온 중국 전승절이 논란이 되는 것도 정세판단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잘못하면 변방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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