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미국에서 차량 해킹 사례가 또 나왔다. 향후 자율주행차량 상용화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와이어드 등 정보기술(IT) 전문매체들은 스티븐 새비지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쉐보레 스포츠카인 콜벳을 해킹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차량 상태를 진단하고 운행정보를 기록하는 차량정보수집 단말기(OBD2)를 인터넷 접속으로 해킹해 차량 제어장치를 장악했다. 연구진은 휴대폰으로 차량의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속 주행 중 해커가 브레이크를 작동하면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새비지 교수는 “인터넷 접속 단말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작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정보보안 전문가들이 노트북으로 지프 승용차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시범을 보였다. 이 차량에도 인터넷 접속 기능이 포함된 제어장치가 장착돼 있었다. 지프 제조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일부 제어장치에 국한되는 현상이고 취약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지만 여러 전자제어장치가 차량에 탑재되면서 차량 해킹 우려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차량 해킹은 컴퓨터가 운전하는 자율주행차량의 등장에도 큰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에드워드 마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차량 보안기준을 강화하도록 한 법안을 발의하며 “자율주행시스템 등으로 자동차가 첨단화하고 있지만 보안은 아직 취약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4개 도시에서 자율주행차량 시험운전을 시작하며 차량 보안 강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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