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 나라 5만여명 참가
111년 역사 민간 자원봉사 단체
반기문 총장·수치 여사 등 초청
[ 김동현 기자 ] 라비 라빈드란 국제로타리 회장(사진)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로타리 국제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며 “역사와 첨단기술이 병존하는 서울은 1년에 한 번 있는 로타리의 가장 큰 행사를 치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도시”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밤 한국에 도착한 그는 12일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만나 ‘2016 국제로타리 서울대회’ 홍보와 정부 지원을 협의했다.
로타리는 소아마비 박멸, 문맹퇴치, 의료활동 등을 하는 111년 역사의 민간 자원봉사 단체다. 전 세계에 120만명의 회원이 있다. 매년 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각국의 봉사활동을 공유하고, 회원 간 친교를 쌓기 위해 국제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국제로타리 서울대회는 내년 5월28일부터 6월1일까지 ‘로타리의 감동, 세계를 한국으로’라는 주제로 서울과 고양 킨텍스 등지에서 개최된다. 150여개국에서 5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로타리 측은 전망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100여개의 본회의, 워크숍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주요 연사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저명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스리랑카 국적의 라빈드란 회장은 유명 차(茶) 포장업체인 ‘프린트케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대규모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스리랑카에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서면서 토지를 빼앗기고 사업을 시작했다. 1974년에 로타리에 가입해 국제로타리 이사를 지냈다. 그는 특히 소아마비 퇴치에 관심이 많다. 스리랑카의 소아마비 퇴치운동 단체인 폴리오플러스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스리랑카 정부와 유니세프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라빈드란 회장은 “1980년대만 해도 소아마비 바이러스로 매일 1000명의 아동이 불구가 됐지만 지속적인 백신 공급으로 발병이 거의 사라졌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천연두에 이어 소아마비가 완전 정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타리 회원들은 창립 이후 현재까지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14억달러를 기부했다.
라빈드란 회장은 “로타리 회원들은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자수성가’했다는 얘기”라며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고 세상에 부채가 되기보다는 자산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로타리의 역사는 깊다. 1927년 창립돼 전국에 1616개의 클럽과 6만2351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극빈층을 위한 의료봉사, 이민자·다문화 가정 지원, 겨울철 홀몸노인 돕기 등 사업을 해왔다. 라빈드란 회장은 “외국에선 아직도 한국에 대해 분단국가나 6·25전쟁과 같은 이미지를 강하게 갖는다”며 “이번 서울대회에 세계 각국에서 오는 젊은이들이 한국인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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