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 데이터 연구
통풍성 좋은 소재 사용
두상 변형 방지 베개 개발
"성인침구시장 도전할 것"
[ 이지수 기자 ]
2009년 김진영 지오클라비스 대표는 의료용 헬멧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영유아의 변형된 두상을 교정하는 헬멧을 국산화했다. 어느 날 김 대표는 갓 태어난 조카에게 선물할 베개를 사기 위해 아기용품 매장에 들렀다. 두상이 납작해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 베개를 사고 싶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상품을 찾을 수 없었다. 아기 두상에 관해서는 전문가였던 그에게 대부분 제품은 기능이나 위생 면에서 낙제점이었다. 김 대표는 직접 베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SNS ‘국민아기베개’ 등극
김 대표는 2년을 투자해 영유아 두상변형 예방 베개 ‘지오필로우’를 개발했다.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국민 아기베개’로 불리는 제품이다. 동글동글한 머리 모양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엄마들의 요구를 해결한 덕분이다. 2011년 제품이 시장에 나오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 베개는 전체 아기베개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도 2012년 3억원에서 이듬해 8억원, 지난해에는 18억원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대만과 홍콩 베트남 마카오 등 아시아와 미국 호주 등 영미권 국가들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올해 5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기의 두상에 꼭 맞게 설계한 디자인과 첨단소재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먹힌 것이다.
○ 5000여명 분석한 디자인
이 제품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지오필로우를 만들기 위해 5000명이 넘는 아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균 머리 크기와 무게, 목 높이를 분석해 디자인에 적용했다. 아기의 성장에 맞춰 사이즈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소재도 신경썼다.
김 대표는 “그동안 널리 사용된 솜과 라텍스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기는 성인보다 체온이 높아 많은 땀을 흘리고 피부 짓무름이나 땀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오클라비스는 통풍성을 극대화한 ‘에어 매시’ 소재를 개발했다. 이 제품을 사용해본 엄마들은 홈페이지에 아기 목에 땀띠가 줄었다는 글을 올렸다. 위생성도 개선했다. 물세탁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업계 최초로 대한아토피협회로부터 아토피 안심마크도 받았다. 이 같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지오필로우는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유망기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K몰24’에도 입점했다. 이 베개는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 오픈마켓과 롯데백화점, 행복한백화점, 베이비파크 등에서 팔리고 있다.
○성인 침구시장 도전장
지오클라비스는 오는 10월 성인 침구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 ? 기존 지오필로우를 성인 두상에 맞도록 개량하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지오스마트필로우’를 선보일 예정이다. 통풍성이 좋은 베개 내부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내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 스피커를 스마트폰과 TV 등 모든 기기와 연결시켜 누워서 어학 공부를 하거나 음악 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수 방진 기능도 갖춰 전자제품이지만 물세탁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김 대표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장시간 누워있어야 하는 환자와 노약자 등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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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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