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관련 책 출간도
어두운 곳서 책 읽어 시력 나빠져
회사 임원·비서·가족 모습 안보여
[ 도병욱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은 14일 0시5분께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짙은 감색 정장 차림의 최 회장은 이날 출소한 43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교도소에서 나왔다.
상의 왼쪽 옷깃에는 SK그룹의 뱃지가 부착돼 있었다. 넥타이는 푸른색 계열이었고, 안경테는 짙은 갈색이었다. 흰머리는 수감 전보다 늘어났다. 계열사 임원과 수행비서, 가족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을 지원하기 위해 홍보담당 직원 10여명만 나와 있었다.
회사 임직원과 가족이 교도소 앞에서 기다리지 않은 것은 최 회장의 뜻이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회사 임직원이 교도소 앞에 모여 있으면 다른 출소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교도소 정문을 빠져나온 뒤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어 “국민 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출소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목소리는 중간중간 가라앉았다. 취재진의 질문이 끝나자 최 회장은 준비된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최 회장이 성경책을 들고 출소한 장면이 주목받았다. 최 회장은 취재 貶?소감을 밝힐 때도 성경책을 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2003년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으며 일요예배에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독실한 신자가 됐다고 한다.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함께 고(故)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로부터 성경 강의를 듣기도 했다. 2013년 1월 법정구속된 이후 가장 먼저 받은 책도 성경이었다. 최 회장은 2년7개월간 수차례 성경을 통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옥중에 있을 때 성경과 사회적 기업 관련 서적을 주로 읽었다고 SK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어두운 교도소에서 성경 공부와 사회적 기업 관련 독서에 몰두해 시력이 나빠졌다고도 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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