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요즘…"하도급 분쟁신고만 연 1600건, 다른 업무 손도 못댈 정도네요"

입력 2015-08-14 18:55  

공정위원장 신고독려 후 급증
"중요 사건 집중하기 힘들어"
위탁 범위 확대 추진하기로



[ 황정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건설하도급과에 있는 프린터기는 요즘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서류를 출력해낸다. 공정위 홈페이지의 ‘익명제보센터’ ‘불공정거래접수’ 등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불공정 사건과 관련된 문서들이다. 우편으로 접수되는 불공정 하도급 사건도 하루에 대여섯 건이 넘는다. 조사관들의 책상엔 처리하지 못한 사건 관련 서류가 수북이 쌓여 있다.

권영익 공정위 건설하도급과장은 “매일 수많은 신규 사건이 접수되다 보니 서류를 출력하는 데만 반나절이 걸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직원들이 급증하는 불공정 하도급 사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사건만 1638건. 전체 공정위 접수 사건(4010건)의 40%가 넘는다. 작년 12월 취임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불공정 하도급 관행의 신고를 독려하면서 분쟁 건수가 급증한 때문이다.

결국 공정위는 쏟아지는 신고 건수를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다고 보고 ‘아웃소싱’을 확대하기로 했다. 甁?기관에 분쟁조정을 위탁할 수 있는 불공정 하도급 사건의 범위를 넓히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 관계자는 14일 “하반기 중에 ‘하도급 공정화 지침’을 개정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에 분쟁조정을 위탁할 수 있는 불공정 하도급 사건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분쟁조정을 위탁할 수 있는 건설업 관련 사건의 원사업자 기준을 ‘시공능력 순위 50위 밖’에서 ‘시공능력 순위 30위 밖’으로 바꾸고 ‘대금 미지급’과 관련된 하도급 분쟁은 전부 외부에 분쟁조정을 맡길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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