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서있던 기자 "피부 아팠다"
[ 이정선 기자 ] 세계 4위 항구(물동량 기준)인 중국 동북부 톈진항의 물류창고에서 지난 12일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로 시안화나트륨 등 강한 독성 물질이 다량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톈진 환경감시단체의 말을 인용, “항구 물류창고에 시안화나트륨, 탄화칼슘 등이 보관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도 14일 폭발현장 주변 하수도에서 시안화나트륨이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 이미 독극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영CCTV 기자는 폐허가 된 폭발사고 현장 상황을 전하면서 “3분 정도 서 있었는데 피부가 가렵고 아팠다”며 현장이 화학물질 등으로 오염된 상태임을 시사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류창고에 보관된 위험물질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폭발사고가 난 물류창고에는 최소 700여t의 시안화나트륨이 보관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산소다’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독성 물질이다. 사고 초기엔 ‘청산가리’로 불리는 맹독성 물질 시안화칼륨이 유출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번 폭발로 인한 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직후 30여명으 ?알려졌던 사망자 수는 현재 소방관 17명을 포함, 최소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류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중국 동북지역 최대 무역항인 톈진항은 매년 5억4000만t의 철광석, 원유, 차량 등의 화물을 처리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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