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명예회장은 이날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외신과 한국 특파원단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FIFA 개혁을 위해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며 "FIFA에 상식과 투명성, 책임감을 되살릴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로 제프 블라터 현 회장의 40년 부패 시스템 지속 여부를 꼽았다.
그는 "FIFA가 부패하게 된 이유는 같은 인물(주앙 아벨란제 전 FIFA 회장과 블라터 현 FIFA 회장)과 그의 주변 인물들이 40년 동안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면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FIFA 회장에 당선되면 4년 임기로 한 번만 회장직을 맡겠다"고 약속했다.
아벨란제는 1974∼1998년 FIFA 회장을 맡으면서 후견이나 인척관계를 통해 이른바 '패밀리'를 형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FIFA 부패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블라터 역시 과거 아벨란제의 최측근으로 1998년부터 현재까지 FIFA 회장을 지냈다.
정 명예회장은 자신 ?블라터 회장의 부패 스캔들로 위기에 빠진 FIFA를 구해낼 적임자라고도 자평했다.
그는 "20년 전 FIFA에 몸담은 후부터 투명성과 책임을 주문했다"면서 "1995년 연설에서 월드컵 마케팅과 TV 중계권의 입찰과 계약 협상 과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또 유럽이 지배해 온 FIFA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면 아시아 출신인 자신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인구가 44억 명, 아프리카는 12억 명으로 이 두 대륙을 합치면 세계 인구의 80% 이상이다"면서 "만약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요 도시에 축구팀이 만들어져 유럽과 경쟁한다면 세계 축구가 얼마나 발전할지 상상해보라"고 반문했다.
이어 "FIFA가 이 미래상을 구현하려면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한 때"라면서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차기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치러진다.
이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 명예회장과 더불어 이미 출마 선언을 한 프랑스 축구스타 출신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지난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 현 회장과 맞붙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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