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경복궁 옆 호텔' 포기에도 "관광진흥법 반대" 변함 없다는 야당

입력 2015-08-19 18:02  

"학교 옆 호텔 안된다" 고수


[ 은정진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항공이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호텔 대신 복합문화 허브 공간을 조성키로 하면서 국회에 34개월째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학교 인근에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법안) 처리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이 개정안을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 허용을 위한 특혜법이라고 주장해 온 야당의 주장이 힘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관광진흥법 반대’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19일 밝혔다. 오히려 대한항공이 호텔을 짓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는 것이며, 여당이 시급히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관광진흥법이 자칫 대한항공 호텔 건립을 위한 특별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2008년 송현동 부지 3만6642㎡를 매입해 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신축을 추진해왔으나, 새정치연합은 인근에 풍문여고 등 3개 학교와 인접해 있다고 반대했다. 결국 호텔을 제외한 문화센터 건립으로 선회했다.

김성주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날 “학교 앞 호텔 건립 반대는 국민의 정서를 반영한 우리 당 입장”이라며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건은 대표적 특혜 사항이라 반대했던 것이고 이를 철회했다고 해서 관광진흥법 반대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도 “사실상 대한항공 호텔 건립의 신호탄이자 문체부와 특정 대기업 간 유착”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개별 기업의 건립 문제에 정부가 나서서 이야기하는데 내용은 단 여섯 줄뿐이었다”며 “뭘 하자는 건지 구체적 계획도 없어 언제든 호텔로 바꿀 수 있는 시설을 짓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학교 앞에 호텔을 지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처리되면 1만4000여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지만 일자리는 170여개밖에 안 만들어졌고 재벌기업에 특혜만 주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관광진흥법 처리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더 시급하다며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호텔은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부가가치 창출의 시설이자 관광사업의 핵심 인프라이며 일자리 창출 수단”이라며 “관광진흥법이 통과되면 7000억원 투자와 1만7000여명 고용 창출효과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관광산업 종사자와 외국 관광객 목소리며 그 불평을 줄이는 해결책을 찾아야지 나쁜 편견과 꽉 막힌 선입견으로 무조건적인 반대와 규제를 일삼는 것은 우리 경제를 퇴보하게 하는 해국행위”라고 말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내수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광진흥법이 꼭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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