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은 발에 공 가까울수록 유리…상체 세운 뒤 어깨로 스트로크해야
우드샷, 양발 가운데 공 둬야 안전
[ 이관우 기자 ] “에이, 입만 싱글이겠지?”
개그맨 최홍림(50)이 골프를 좀 친다는 얘기가 나오면 이런 얘기가 회자됐다. 지난 4월 그가 시니어투어 프로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돌자 이런 ‘평가절하’는 ‘놀라움’으로 변해갔다. “퇴역 프로들의 대회가 뭐 대수냐”는 삐딱한 시선도 없지는 않았다. 화려한 입담과 골프가 왠지 어울려 보이지 않았던 거다. 그가 궁금했다. ‘진짜 잘 칠까.’
“같은 퍼터로 하는데 왜 이렇게 다르죠.”
지난 18일 경기 시흥 솔트베이CC. 첫 홀부터 시비였다. 2m짜리 버디 퍼팅이 맥없이 홀컵을 스치자 되레 그가 성질을 부렸다. 살짝 빈정이 상하려던 참, 웃음기 없는 얼굴로 그가 말했다.
“공을 너무 멀리 두고 있어요. 팔로 스트로크를 하니 슬라이스가 날 수밖에 없죠. 가급적 상체를 세우고 퍼팅을 하세요.”
문제가 심각하다는 투였다. 반박할 수 없었던 건 그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한때 9언더파까지 쳤던 그는 연예계의 유명한 독학 골퍼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정규투어에까지 입성한 입지전적인 골프 고수다. 그는 올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커트를 통과했다. 상금랭킹도 64위다. 그것도 최상호 최광수 신용진 등 쟁쟁한 ‘전설의 고수’들이 포함된 프로 120명과 룰대로 경쟁한 결과다.
첫 홀을 파로 홀아웃한 그가 퍼팅 시범을 보였다. 왼손을 내려잡는 역그립을 한 그는 공을 발 앞에 바짝 붙여놓은 채 거의 서다시피 한 자세로 퍼팅을 했다. 15m쯤 되는 S라인 퍼팅이 홀컵 옆에 바짝 붙었다. 10년 전 역그립을 선보였을 때 친구들은 그를 ‘청개구리 골퍼’라고 놀렸다. 그 ‘이상한 그립’을 박인비는 물론 리디아 고, 최나연, 조던 스피스 등 많은 골프스타들이 쓸 줄은 몰랐단다.
“홀컵 뒷벽을 때리며 넣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스트로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슬슬 그의 말이 귀에 꽂히기 시작했다. 결론은 어깨로 퍼팅하라는 것. 기본이면서도 쉽게 잊어버리는 ‘퍼팅의 제1원칙’이다. 퍼팅이 짧아 고민일 때는 친구들과 내기를 해보라는 조언에선 귀가 솔깃했다.
“홀컵을 지나가게 치면 오케이를 주고, 짧으면 아무리 가까워도 오케이를 안 주는 겁니다. 그러면 기를 쓰고 조금씩 길게 치게 되거든요. 신기하게도 2~3타는 금세 줄죠.”
네 번째 홀. 파3 아이언 티샷이 생크성으로 밀려 더블 보기를 적어내 ?그는 ‘만능 어프로치’를 알려주겠다며 9번 아이언을 꺼내들었다. 놀라움이 시작된 게 이 대목에서다.
“주로 56도로 하는 일반적인 어프로치 칩샷과 다른 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헤드 힐 쪽을 살짝 든다는 것, 두 번째가 공을 평소보다 약간 오른쪽에 두고 헤드 페이스를 약간 닫고 치라는 겁니다. 세 번째는 쇼트섬(short thumb)입니다.”
왼손 엄지손가락을 바짝 잡아당겨 잡는 쇼트섬 그립을 하면 손목 사용이 억제되고, 샤프트와 팔이 하나의 퍼터처럼 변해 진자운동이 편해진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해서 공을 치자 20~30m 거리의 어프로치 10개 중 7개가 1m 안에 붙었다.
“사실 56도는 초봄부터 늦여름까지만 잘 먹히는 도구예요. 그 이후에는 여러 골퍼가 다녀간 뒤라 골프장 잔디가 나빠지기 때문에 디보트나 잔디 속에 공이 잠기는 경우가 많죠. 9번이나 8번 같은 쇼트 아이언을 써서 어프로치하는 게 확률이 훨씬 높아요.”
전반을 4오버파로 마친 뒤 드라이버 비결을 물었다. 그는 27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장타자다. 그런데도 손사래를 쳤다.
“구력 40년에 가까운 시니어투어 프로들이 저보다 멀리 날리는 경우가 많아요. 근력운동 다들 열심히 합니다.”
투어 프로 데뷔 후 집에 평행봉을 들여놓은 것도 ‘졸면 죽는’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방송 일이 늦게 끝나 새벽에 들어와서도 30~40분씩 매달려 상체 근육을 단련하는 게 습관이 됐다.
그는 3번 우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5번만으로도 충분해서다. 그는 4개의 파5홀 중 3개를 2온에 성공했을 만큼 우드에 능했다. 우드샷 요령은 간단했다. 공을 양발 중앙에 놓는 것. “대다수 주말 골퍼는 프로처럼 왼발 쪽에 가깝게 공을 놓고 칩니다. 그러면 백스윙과 다운스윙 때 스웨이가 많이 되고, 뒤땅과 토핑이 날 확률이 높아져요.”
공이 가운데 있으면 제자리에서 몸을 회전시켜 꼬아주는 게 좀 더 쉬워지고, 공을 맞히기도 편리해진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확률 골프인 셈. 아이언샷도 같은 원리로 친다. ‘얼리 코킹(early cocking)’이다. 백스윙을 단순화하는 게 실수를 줄인다는 설명이다.
73 대 79. 수시로 레슨해주느라 집중력이 흐트러질 법도 한데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웃거나 농담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번 찔러봤다. 연예계에서 ‘내기 골프의 황제’라는 별명을 들은 게 얼핏 떠올랐기 때문이다.
“골프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이 있을까요.”
즉답이 돌아왔다. “본인이 타수를 줄이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임이에요. 차라리 상대방의 타수를 늘리는 게 더 쉽죠. 무조건 칭찬하세요.”
칭찬이라니…. 이유가 궁금했다. “더 잘 치려는 욕심이 생기면 힘이 들어가거나 신경이 쓰이거든요. 백발백중 무너지게 돼 있어요.”
그는 이날 처음으로 크게 웃었다.
■ 최홍림 프로는
▶출생 : 1965년 3월28일 ▶소속 : 애플라인드 ▶연예계 데뷔 : 1987년 대학개그제 ▶프로 데뷔 : 2001년 KPGA 프로(준회원) ▶특기 : 중장거리 퍼팅, 우드 ▶베스트 스코어 : 9언더파(센추리21CC) ▶주요 성적 챔피언스투어 퀄리파잉스쿨 3위 2015 볼빅KPGA챔피언스투어 15위
장소협찬=솔트베이골프클럽
시흥=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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