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PBR, 금융위기 직후 수준…4월 이후 펀드 환매도 '주춤'
코스닥은 추가 하락 가능성
[ 김동욱 기자 ]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11.61포인트(5.69%), 코스닥지수가 68.35포인트(9.43%) 급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의 ‘진짜 바닥’이 어디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는 현 주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코스피지수 1900선, 코스닥지수 650선 근처에서 ‘1차 저지선’이 구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금융위기 직후 주가 수준”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부터 장기 이동평균선(200일선)인 2010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상장사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낮다. 지난 19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863배로 리먼브러더스 파산 충격파가 최정점에 달했던 2008년 11월28일의 0.867배를 밑돈다.
대다수 기술적 분석 전문가는 예상밖의 추가 대형 충격만 없다면 코스피지수 1900선 안팎에서 ‘1차 저지선’이 만들어질 것 막?봤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상실적이 아니라 보수적인 확정실적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PBR을 보더라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저점 PBR 1.02배를 적용하면 코스피지수는 1930선이 돼야 한다”며 “추가적으로 지수가 하락해도 PBR 1배 수준인 코스피지수 1895~1900선 아래로 빠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코스피지수 움직임을 고려해도 1900선이 유력한 ‘저항선’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시장분석팀장은 “2012년 이후 증시에 대형 충격이 가해졌을 때 일시적으로 코스피지수 1780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하락장에선 지수 1880~1900선 인근에서 최저점이 형성됐다”며 “이번에도 1880선 위쪽에서 저점을 찍을 확률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운용사 매수세 늘기 시작
1년 신저가를 기록한 대형주 숫자가 과거 지수 저점 때와 비슷한 규모라는 점도 ‘바닥’이 가까웠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종목 중 신저가를 기록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은 증시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난 19일 코스피200 종목 중 23개가 1년 신저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5년간 지수 바닥기의 신저가 종목 수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20일에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LS산전 등이 대거 1년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수 반등기에 ‘걸림돌’ 역할을 했던 펀드환매 기세가 최근 약해진 점도 ‘1900선 바닥설’을 지지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운용사들이 연초 이후 5조5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4월 이후엔 매도 규모의 감소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운용사의 평균 매수 규모 5일 이동평균선도 4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통계상 코스피지수 하락기간과 하락폭을 고려해도 현재 지수대가 ‘바닥’일 확률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김 팀장은 “2012년 이후 하락장에선 45거래일가량 빠지다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데 90거래일 정도 걸렸다”며 “올 4월24일 코스피지수가 고점(2189.54)을 찍은 이후 20일까지 80거래일간 추세적으로 하향세가 이뤄진 만큼 하락 추세는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KDB대우증권은 코스닥지수 625선, 삼성증권은 620선을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3년 이후 코스닥지수는 급락기에 60주 이동평균선을 지지대로 삼아 반등했다”며 “60주 이평선(지수 650) 언저리에서 반등을 모색해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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