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셋 키운 코오롱, 올해 주가 4배 뛰어

입력 2015-08-20 19:48  

빅데이터 이 종목 - 코오롱
자회사 '인더스트리·글로벌·생명과학'이 지원군으로

지주사 프리미엄 누려
발목 잡던 듀폰 소송 합의…생명과학 관절염 치료제 기대
주력 자회사 지분법 이익 늘어
네오뷰 등 적자 계열사는 '발목'…워터앤에너지 상장도 남은 과제



[ 윤정현 기자 ] 지난해만 해도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 코오롱의 앞날은 어두웠다. 주력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 듀폰과의 소송에,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경기 침체에 발목을 잡힌 탓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 발목을 잡았던 어두운 터널은 뒤편으로 사라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5월 듀폰과의 합의로 소송을 마무리지은 데 이어 코오롱글로벌은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를 앞세운 코오롱생명과학이 지원군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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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계열사 속속 ‘턴어라운드’

20일 코오롱은 2.86% 오른 8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서만 304.59%나 상승했다. 1년 전 3365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1조397억원으로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도 291위에서 173위로 뛰어올랐다.

증권업계에는 코오롱이 지분 20.5%를 갖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올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업화의 마지막 문턱인 3상 임상시험을 허가받았다. 신약 기대에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올해 295.14% 뛰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보사는 부작용이 없고 1회 치료로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 관절염 시장에서 가치를 높이 평가받을 것”이라며 “시판은 이르면 2019년, 제품 가치는 2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력 자회사들도 안정을 찾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첨단소재인 아라미드를 두고 6년간 끌어온 듀폰과의 영업비밀 소송 공방을 올 5월 합의로 끝냈다. 2조원대에 이르는 전 세계 아라미드 시장을 겨냥해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건설업황 부진으로 빚에 허덕였던 코오롱글로벌은 덕평랜드, 김천에너지, 코리아이플랫폼 등을 잇따라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 2011년 말 7100억원을 웃돌던 순차입금은 올해 3000억원대로 줄었다. 윤광복 코오롱 경영관리실장(상무)은 “코오롱글로벌의 올 상반기 말 순차입금은 3270억원으로, 연말까지 3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해서도 “산업자재 부문의 타이어코드, 에어백, 아라미드사업, 화학 부문의 석유수지 등의 사업은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원가 경쟁력이 더욱 강해졌다”며 “패션 부문의 사업 확장과 중국 진출 등으로 향후 성장성도 크다”고 말했다.

○완전 정상화까지는 아직…

코오롱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은 2009년 12월이지만 사업 구조조정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회사 네오뷰코오롱의 부진 등 주가 불안 불씨도 남아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 호조, 코오롱생명과학 흑자전환으로 지분법 이익이 개선됐지만 코오롱베니트,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이익은 줄었다”고 말했다. 네오뷰코오롱도 매년 적자를 내 코오롱이 지속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

수처리사업을 하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상장도 남은 과제다. 2013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연기했다. 코오롱이 62.6%, 스탠다드차타드(SC) 계열의 핀벤처가 34.99% 지분을 갖고 있다. 윤 상무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상장은 해외 파트너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네오뷰코오롱도 사업 정상화와 더불어 외부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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