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묘한 방식 도발 지속…원점 확인 교란

'충돌 위기' 치닫는 남북한

군, 원점 타격 왜 못했나
20일 1차 1발, 2차 3발 쏴
북한 포격 뒤늦게 인지 후 대응


[ 최승욱 기자 ] 우리 군 수뇌부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측 공격이 감행되면 각종 포나 총기 등을 쏜 지점을 확인, ‘선(先)조치 후(後)보고’를 통해 수배의 화력으로 즉각 맞대응할 것을 현장 지휘관에게 강조하고 있다.

북한군은 20일 오후 3시53분께 경기 연천군 중면 지역 야산으로 14.5㎜ 고사포 한 발을 발사한 데 이어 4시12분께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ｍ 지점에 76.2㎜ 직사포 세 발을 쐈다. 우리 군은 오후 5시4분께 MDL 북쪽 500ｍ 지점에 155㎜ 포탄 29발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도발 원점을 타격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21일 “그간 탐지장비에 허상이 잡히는 경우가 있어 실제로 적의 포격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이런 와중에 북한군의 2차 포격 도발이 발생했다”며 “1차 도발의 원점을 정확히 찾지 못한 데다 2차 포격의 강도가 1차보다 훨씬 높아 현장에 있던 28사단장이 6군단장의 결심을 받아 대응작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합참의 국지도발 예규에 따르면 적 도발 원점이 명확하면 바로 그곳에 응사하고 확인이 안되면 예상되는 원점을 타격하며 그조차도 안되면 같은 거리의 상응표적을 응징하도록 돼 있다. 직사포탄은 탐지장비로 도발 원점을 찾는 것이 불가능해 결국 상응표적을 타격했다는 것이다.

군은 최근 북한이 이번 포격과 DMZ 지뢰도발 사건과 같은 ‘도발 원점’을 파악하기 힘들고 교묘한 도발을 지속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기존 미사일 발사 등 ‘시위성 도발’ 대신 우리 군의 대응에 혼선을 일으키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목적이 있다고 군은 보고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