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기자의 경제 블랙박스
신경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투자 성공 비법
[ 김유미 기자 ]
주식 시장의 개미들에겐 힘든 요즘이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 시장에 충격을 준 데 이어 이번엔 북한 리스크다. 악재를 만난 시장은 공포가 지배한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와 비교해 개인은 이에 취약하다. 자금이 넉넉지 않거나 아예 빚지고 투자하는 개미들은 더욱 그렇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떠올리면, 하락장의 마음을 통제하는 주인공은 대체로 ‘소심이’일 것이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정을 인격화한 이 애니메이션에서 ‘소심이’는 공포를 주관한다. 무섭고 위험한 것이 있으면 빠르게 피한다. 시세창이 마이너스로 가득하면 재빨리 투매 결정을 내린다.
경제학자들은 소심이를 비롯한 인간 마음 속 반응 기제를 많이 연구한다. 이 가운데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은 개인이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에 겪는 정신적 변화, 특히 뇌 신경의 기능에 집중한다.
박진우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煞Ｇ?‘신경경제학을 활용한 금융 플랜 설계’ 보고서에서 “신경경제학을 이용하면 개인의 투자 결정을 보다 슬기롭게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금전적 결정은 뇌 구조에 따라 두 가지 사고방법의 줄다리기로 이뤄진다고 한다. 동물적인 감정·본능을 뜻하는 ‘반사’, 인간적인 사고·예지력을 주관하는 ‘반성’ 체계다. ‘반사’ 체계는 대뇌 피질 아래에 중심을 두고 있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직관과 본능에 따라 0.1초 만에 가동된다. 특성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 손실에 대한 공포가 다른 요소, 예컨대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수익의 기대 등을 무시해 버린다.
장기적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하려는 것(근시안성)도 반사 체계의 특징이다. 미래의 부담을 잊고 비싼 것을 ‘지르는’ 행위는 뇌 속 동물적 본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 ‘기쁨이’는 과감한 행동력을 뽐낸다. 코스닥 시장의 충동 매수는 이들의 힘일 것이다. ‘주가가 너무 떨어졌으니까 언젠가 오르겠지’라며 매수를 클릭할 때 우리 마음 속엔 흥분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들 반사 체계만으로는 장기투자에서 실패하기 쉽다. 다행히 인간의 두뇌는 큰 전전두엽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은 뉴런 속의 단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종합적 결론을 내리고 계획을 세운다. 이른바 ‘반성’ 체계다. 다만 이들은 작동이 느리고 오래 유지하기도 어렵다. 사고한 것을 과신하는 약점도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두 마음의 줄다리기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로 단기 손실이 났을 때는 장기 관점에서 투자 성과를 살펴본다. 지난 6개월이나 1년 수익률은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투자 초기의 목표 수익률을 곱씹으면서 적절한 매도 시점을 다시 생각해본다. 반사 체계의 무조건적인 위험회피 본능을 달래는 방법이다.
당장의 손실 느낌을 완화하는 노하우는 저축할 때도 유용하다. 저축이 현재 소비를 감소시킨다는 느낌이 안 들도록 추가적인 소득에 대해서만 저축한다. 반성 체계의 과신은 특정 종목에 대한 집착을 낳을 수 있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기 어렵다면 제3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들이지만 국내 개인투자자에겐 지푸라기라도 소중할 때가 많다. 대외 변수에 잘 흔들리고 북한 리스크까지 지고 있는 한국 증시의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경제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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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투자 성공 비법
[ 김유미 기자 ]
주식 시장의 개미들에겐 힘든 요즘이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 시장에 충격을 준 데 이어 이번엔 북한 리스크다. 악재를 만난 시장은 공포가 지배한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와 비교해 개인은 이에 취약하다. 자금이 넉넉지 않거나 아예 빚지고 투자하는 개미들은 더욱 그렇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떠올리면, 하락장의 마음을 통제하는 주인공은 대체로 ‘소심이’일 것이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정을 인격화한 이 애니메이션에서 ‘소심이’는 공포를 주관한다. 무섭고 위험한 것이 있으면 빠르게 피한다. 시세창이 마이너스로 가득하면 재빨리 투매 결정을 내린다.경제학자들은 소심이를 비롯한 인간 마음 속 반응 기제를 많이 연구한다. 이 가운데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은 개인이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에 겪는 정신적 변화, 특히 뇌 신경의 기능에 집중한다.
박진우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煞Ｇ?‘신경경제학을 활용한 금융 플랜 설계’ 보고서에서 “신경경제학을 이용하면 개인의 투자 결정을 보다 슬기롭게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부분의 금전적 결정은 뇌 구조에 따라 두 가지 사고방법의 줄다리기로 이뤄진다고 한다. 동물적인 감정·본능을 뜻하는 ‘반사’, 인간적인 사고·예지력을 주관하는 ‘반성’ 체계다. ‘반사’ 체계는 대뇌 피질 아래에 중심을 두고 있다.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직관과 본능에 따라 0.1초 만에 가동된다. 특성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 손실에 대한 공포가 다른 요소, 예컨대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수익의 기대 등을 무시해 버린다.
장기적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하려는 것(근시안성)도 반사 체계의 특징이다. 미래의 부담을 잊고 비싼 것을 ‘지르는’ 행위는 뇌 속 동물적 본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 ‘기쁨이’는 과감한 행동력을 뽐낸다. 코스닥 시장의 충동 매수는 이들의 힘일 것이다. ‘주가가 너무 떨어졌으니까 언젠가 오르겠지’라며 매수를 클릭할 때 우리 마음 속엔 흥분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들 반사 체계만으로는 장기투자에서 실패하기 쉽다. 다행히 인간의 두뇌는 큰 전전두엽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은 뉴런 속의 단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종합적 결론을 내리고 계획을 세운다. 이른바 ‘반성’ 체계다. 다만 이들은 작동이 느리고 오래 유지하기도 어렵다. 사고한 것을 과신하는 약점도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두 마음의 줄다리기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로 단기 손실이 났을 때는 장기 관점에서 투자 성과를 살펴본다. 지난 6개월이나 1년 수익률은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투자 초기의 목표 수익률을 곱씹으면서 적절한 매도 시점을 다시 생각해본다. 반사 체계의 무조건적인 위험회피 본능을 달래는 방법이다.
당장의 손실 느낌을 완화하는 노하우는 저축할 때도 유용하다. 저축이 현재 소비를 감소시킨다는 느낌이 안 들도록 추가적인 소득에 대해서만 저축한다. 반성 체계의 과신은 특정 종목에 대한 집착을 낳을 수 있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기 어렵다면 제3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들이지만 국내 개인투자자에겐 지푸라기라도 소중할 때가 많다. 대외 변수에 잘 흔들리고 북한 리스크까지 지고 있는 한국 증시의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경제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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