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진 기자 ] 소형 드론(무인항공기·사진)이 ‘하늘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미국연방항공국(FAA)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16일 하루 동안 비행기가 드론과 충돌할 뻔했다는 보고가 12건에 달했다. 이달 들어 벌써 70여건이고, 올초부터 따지면 700여건이 넘는다.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드론이 골칫거리가 된 이유는 숫자는 급격히 느는데 비행 규제는 거의 받지 않아 비행기와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의 가격은 대당 평균 500달러다. 조종에 별도 자격증이 필요없어 누구나 싼값에 드론을 하늘에 날릴 수 있다.
문제는 드론이 규제를 거의 받지 않아 대형 인명사고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드론은 대개 크기가 작아 비행기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비행 관제소에 위치를 보고하는 무선응답기(transponder)도 탑재하지 않는다. 비행기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드론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언제 어디서 드론과 충돌할지 모르는 일이다.
WP는 공항 반경 8㎞ 이내, 고도 120m 이상 상공에서의 드론 비행을 금지하고 있지만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FAA 자료에 따르면 공군 비행기 조종사들이 비행 중 드론을 15m 옆으로, 30m 아래로 아슬아슬하게 지나쳤다는 보고가 있었다. 무려 12㎞ 상공에서 드론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드론은 주요 인사 경호와 국가안보에도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백악관 앞뜰에 드론이 추락해 백악관 경호팀을 긴장시켰고, 3월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골프장 상공을 드론이 날기도 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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