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 VC로 '둥지'

입력 2015-08-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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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IPO 활발해지자 기업발굴 베테랑들 '러브콜'

키움 20년 경력 김지현씨. 미래에셋·하나대투 연구원도 벤처캐피털서 스카우트



[ 허란 기자 ] 바이오·제약 분야가 신성장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높아진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의 벤처캐피털행(行)이 잇따르고 있다.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하던 터에 베테랑급 애널리스트의 이탈로 증권사들은 인력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에서 바이오·제약업종을 담당하던 이종훈 애널리스트가 지난달 벤처투자회사인 SV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IMM인베스트먼트로 이직했다. 이달 말엔 20여년 경력의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가 벤처캐피털로 이직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업계의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활발해지면서 오랜 기업분석 경험을 가진 애널리스트들이 바이오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벤처캐피털사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제약·바이오업종 애널리스트 구인난은 한층 심화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제약·바이오업종 상장사(119개)의 시가총액(68조원)은 전체 시총의 5% 정도로, 작년 말(2.7%)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증권사에 남아 있는 업종 전담 애널리스트는 14명이 전부다. 전체 애널리스트(1137명)의 1.2%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59개 증권사 가운데 제약·바이오업종 전담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는 곳은 이제 12개사뿐이다. NH투자(이승호) KDB대우(김현태·김승민) SK(하태기·노경철) 메리츠종금(김현욱) 유안타(김미현) 부국(김주용) KTB(이혜린) 동부(정보라) 신한금투(배기달) 현대(김태희) 교보(박광식) 이베스트(신재훈) 증권이 포함된다. 삼성·유진·한양·KB투자증권은 정보기술(IT), 석유화학 업종 애널리스트가 바이오 관련 보고서를 한두 차례 냈을 뿐이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애널리스트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도 인력난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 이용 처벌을 강화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 불황 여파로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고액 연봉’의 매력이 사라진 것도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애널리스트 37명이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에서 가장 많은 7명이 이탈했으며, 키움증권도 6명이 감소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애널리스트 숫자가 65명에서 71명으로 늘어나 삼성증권(69명)을 제치고 애널리스트 규모 순위 3위에 올랐다. 하나대투증권도 43명에서 50명으로 늘리며 6위를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애널리스트가 많은 곳은 KDB대우증권(77명), NH투자증권(76명), 한국투자증권(60명) 순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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