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 뛰어든 KT 원성운 서비스개발본부 상무
신인작가 발굴해 인큐베이팅 지원
연재부터 영상 제작·상품 판매까지…
원작 하나로 다양한 사업영역서 활용
[ 선한결 기자 ]
KT가 미디어콘텐츠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KT의 웹툰서비스 ‘올레마켓웹툰’ 콘텐츠를 이용해 드라마 영화를 포함한 2차 저작물, 캐릭터 상품 등 실물 상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모바일 플랫폼의 기존 역할인 콘텐츠 유통에 더해 양질의 콘텐츠 발굴과 제작에도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KT는 지난달 영상 제작사들과 올레마켓웹툰에서 연재한 웹툰 세 편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고전 ‘심청전’을 재해석해 시각장애인 검객이 딸을 되찾는 과정을 담은 ‘바람소리’는 영화 ‘차이나타운’을 제작한 폴룩스픽쳐스가 영화로 만든다. 삶의 문제를 정리해주는 집안일 도우미가 주인공인 ‘하우스 헬퍼’, 의뢰인의 복수를 대신 해주는 택시회사를 다룬 ‘모범택시’는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TV 드라마로 제작한다.
원성운 KT 서비스개발본부 플랫폼서비스개발 담당 상무(사진)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많이 즐기는 모바일 콘텐츠는 웹툰과 동영상, 음악 서비스”라며 “콘텐츠 사업 다각화는 좋아하는 원작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원 상무는 “지금까지 통신사가 제공하는 웹툰은 이용자를 모으기 위한 서비스였지만 점차 자체적인 생태계를 이루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며 “웹툰을 2, 3차 사업영역에서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유즈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웹툰은 이종사업 간 결합을 통해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원천 콘텐츠로 꼽힌다. 웹툰을 소설이나 영상으로 만들거나, 작품 속 등장인물을 인형이나 완구, 패션 상품으로 재생산하는 등 확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상품성을 쉽게 검증할 수 있고 원작의 팬을 잠재적 수요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4월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도 올레마켓웹툰에서 연재한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방영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급량 등을 산정하는 버즈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됐고, 지난달 24일에는 일본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환경 변화도 콘텐츠 사업을 하려는 이동통신사에 호재다. 지난 6월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통합 앱 마켓인 원스토어를 내놨다. 이전에 한 통신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던 미디어 콘 矛糖?다른 통신사 이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원 상무는 “웹툰 시장의 전체 규모가 커질 여지가 크기 때문에 아직은 서로 이용자를 빼앗는 경쟁 단계라고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여러 사업자의 경쟁을 통해 산업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기반 사업이 다양하지만, 성공의 관건은 원작 콘텐츠의 질이다. KT가 직접 콘텐츠 전부를 제작하지 않고 전문 제작사와 협업하는 이유다. 원 상무는 “콘텐츠 사업의 최우선 가치는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라며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는 해당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 집단과의 분업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원 상무는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신인 작가 발굴과 인큐베이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매년 주최하는 웹툰 신인작가 공모전은 올해 3회째다. 선정된 작가는 올레마켓웹툰에서 작품을 공식 연재하며 기성 콘텐츠 제작자에게 멘토링을 받는다. 지난 웹툰 공모전에서는 윤태호 김양수 주호민 이말년 등 웹툰 유명작을 낸 작가가 멘토단에 참여했다.
KT가 주목하는 것은 웹툰의 확장성과 모바일 서비스의 편리함을 살린 융복합 콘텐츠다. 다음달 웹툰과 웹소설 등을 묶은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웹툰 뮤직플러스’ 서비스도 새로 나온다. 기존 모바일 음악 서비스가 제공하는 노래와 가사에 맞춰 그린 웹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통신사의 장점을 살려 유료 웹툰과 데이터 상품을 결합한 통신부가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원 상무는 “유료 상품 수익을 작가와 나눠서 작가 수입과 좋은 작품, 서비스 이용자 수를 모두 늘릴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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