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은 가계...2분기 소비성향 '최악'

입력 2015-08-21 20:55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

메르스 여파…소비성향 12년만에 최저치
캠핑·운동용품 32% 급감



[ 김주완 기자 ] 지난 6월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영향으로 올 2분기(4~6월) 가계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은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2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1.6%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떨어졌다. 2분기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작년 4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저치(71.5%)에도 바짝 다가섰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성향은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가계의 씀씀이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400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만6000원(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증가폭이 0%대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생존과 직결되는 소비를 제외한 거의 전 영역에서 지출이 줄었다. 지난 2분기 오락·문화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캠핑·운동용품 구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1% 급감했다. 참고서 등 서적 지출도 13.1% 줄었다.

반면 노후 대비를 위한 사회보험료와 연금 稚袖?각각 3.7%와 2.2% 늘었다. 담뱃값이 오른 영향으로 주류·담배 지출은 월 3만2500원으로 19.8% 상승했다. 경기침체에 노후 걱정까지 더해지며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소비는 위축됐지만 그렇다고 소득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다.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만8000원(2.9%) 늘었다. 사업소득(-2.1%)과 재산소득(-6.3%)은 감소했지만 근로소득(1.7%)과 이전소득(15.2%)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소득을 끌어올렸다. 최하위 20%인 소득 1분위 계층(9.6%)에서 소득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고 분배도 개선되고 있지만 메르스 여파 등으로 소비지출이 더디게 증가하면서 소비 성향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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