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판매+관광을 한 곳에서…공장들, 테마파크처럼 변신중

입력 2015-08-23 19:07  

산업단지의 진화

결합해'시너지'

LG생건, 천안에 K뷰티 파크
제품 생산부터 체험관광까지 지역 생산유발 효과 1조840억

함께해 비용절감

포천 20여 가구업체 협력해 공동 물류·전시·판매시설 투자
통합 브랜드 검토…복합단지화



[ 이현일 기자 ] 생산시설과 전시·판매·관광시설을 결합한 테마파크형 산업단지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정부가 복합 개발이 가능하도록 산업 입지 규제를 개선한 영향이다.

◆테마파크형 산업단지 속속 등장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과 풍세면 미죽리 일원 39만2000㎡에 2018년까지 공장과 원료 식물 재배공간, 체험시설, 판매·전시시설 등으로 이뤄진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천안시로부터 인허가를 받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진 점을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여 부대수익을 올릴 방침이다.

공장과 맥주 박물관이 한 곳에 들어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하이네켄 공장, 자동차 박물관이 테마파크와 함께 조성된 독일 아우토슈타트의 폭스바겐 공장 등이 모델이다. 김대연 LG생활건강 팀장은 “연 5000억원 규모의 제품 생산과 부대사업을 통해 1조840억여원의 지역 생산유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산 생활가구의 약 80%를 생산하는 경기 포천시의 소규모 가구 공장들도 산단 규제 완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이들 공장은 중국산 저가 가구와 다국적 가구업체 이케아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도권 규제 등에 묶여 신규 투자를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포천 용정일반산업단지 내 부지를 복합용지로 바꿔 공동 물류창고와 전시·판매시설을 짓는 길이 열렸다. 유은조 포천시 가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공동 물류시설을 건립하면 물류비를 20~30%가량 낮출 수 있다”며 “20여개 업체 제품을 한 곳에서 전시·판매하는 시설과 더불어 공동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미분양 해소에도 도움

과거엔 산업단지를 산업시설, 지원시설 등 한 가지 용도로 엄격하게 구분하는 규제 때문에 복합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산단 내 판매·전시시설은 공장과 떨어진 곳에 작게 지원시설로 지어야 했다. 이들 규제는 공장에서 검은 매연과 폐수가 흘러나오던 시절에 도입된 것들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작년 7월 기업이 용지를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복합용지’ 제도를 도입해 변화를 이끌어냈다. 전체 산업용지의 절반까지 복합용지를 허용해 주거 상업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산단 규제 완화는 미분양 산단 분양률을 높여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전국의 미분양 산단 면적은 2013년 5.1㎢에 달했지만 최근 0.2㎢(올 6월 기준)로 줄었다. 올해 초까지 분양률이 30%에 못 미치던 충북 진천산단도 복합시설이 허용되면서 CU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 한화그룹의 태양광 자회사 큐셀 등 기업 투자가 몰리며 6개월여 만에 100% 분양됐다. BGF리테일은 자체 브랜드(PB) 상품 공장과 더불어 사원 교육시설 등을 짓기 위해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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