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북한에 끌려다녀선 안돼" 단호해진 민심

입력 2015-08-23 21:50   수정 2015-08-24 05:12

인터넷·SNS '애국 댓글' 봇물

"북한 도발에 흔들리지 말자"
"유사시 싸우러 나가겠다"



[ 심성미/고은이 기자 ]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로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주말 시민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많은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뉴스 댓글 등을 통해 “침착하게 행동하자” “북한의 심리전에 휘말리지 말자”는 반응을 쏟아냈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 때마다 인터넷에서 불거졌던 음모론이나 양비론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올라온 북한 도발 관련 기사에 한 네티즌(아이디 akwn**)은 “북한이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내부 분열이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먼저 하나됨을 보여주고 저들을 물리칩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은 5800여개의 공감을 얻어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 “혹시라도 일이 터지면 다들 정부 대응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우리끼리 치고받는 것은 멍청한 짓. 남한은 단합해야 한다”(gree**)는 댓글도 400여개의 공감을 얻었다.

국繹括?페이스북 페이지에 실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지난 21일 대국민 담화에는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준비됐습니다! 불러만 주세요!”라며 자신의 예비군 전투복 사진을 게재했다. 유사시 예비군 동원령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군복을 입고 전장으로 나가 싸우겠다는 말이다.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원칙대로 강경 대응하라는 주문도 많았다.

시민들 사재기 않고 차분한 주말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먼저다. 더 이상 북한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coun**) 등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댓글이 주류였다.

박창권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목함지뢰 사건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워낙 커 북한의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는 데 국민 의견이 모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북한 고위급 회담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긴장이 지속된 주말 동안 시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설악산국립공원엔 평소 주말 입장객과 비슷한 수준인 8000여명의 나들이객이 입장했다. 오대산과 치악산에도 각각 6000여명과 3000여명이 찾았다.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는 주말 평균(3만명)을 웃도는 3만5000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고속도로 통행량 역시 평소와 다름없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23일 하루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평소와 비슷한 375만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양승택 씨(63)는 “북한에서 도발을 한다고 하지만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하는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옛날처럼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아니다”고 말했?

실제 사재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롯데마트에 따르면 북한의 포격도발 후인 20~22일 주요 생필품 판매는 1주일 전인 13~15일과 비교해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이 기간 생수 판매는 1주일 전에 비해 7.9% 줄었고 라면 판매도 0.5% 감소했다.

심성미/고은이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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