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핵심 참모들은 고위급 접촉이 시작된 22일에 이어 23일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채 판문점 핫라인을 통해 시시각각 전달되는 회담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북한이 협상 와중에도 잠수함정과 공기부양정, 특수전요원 등 3대 침투전력을 모두 전방으로 전개하는 등 대화와 위협을 병행하는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함에 따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관련부처와 수석실 등을 통해 북한측의 제안내용 등 남북 고위급 접촉의 주요 진행 상황과 북한군의 동향 등을 수시로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당국에 따르면 남북고위급 접촉은 비공개로 이뤄지지만,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의 경우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박 대통령도 고위급 접촉 상황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협상진행 상황과 관련한 의중을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남북 고위당국자간 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군사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우선이라는 대북 원칙론에 쐐기를 박았다.
북 記?군사도발과 일시적 대화국면 조성, 북한의 재도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매번 반복돼온 도발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 물러설 일이 아니다"고 강조한 뒤 북한의 사과가 없을 경우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박 대통령의 이런 인식을 대변하듯 이번 고위급 접촉이 역대 정부의 남북 대화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엄중한 인식 아래 대책을 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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