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 고속도로 뚫고 배송시간 지켜…현대글로비스, 인도 물류시장서 승승장구

입력 2015-08-24 18:52  

현장 리포트

납기일 준수로 신뢰 확보
현대차 운송물량 감소 극복…연 평균 매출 68% 성장
현지업체 M&M 운송권 따내…통합 거점 투자로 경쟁력 확보



[ 김순신 기자 ]
지난 22일 인도 남동부의 공업 중심지 첸나이와 중서부 뭄바이를 잇는 4번 고속도로.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의 속도는 시속 30㎞를 넘지 못했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탓에 자동차, 이륜차, 사람 등이 뒤엉켜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 현대글로비스 인도법인장은 “한국에선 하루면 운송이 가능한 거리인 뭄바이(1327㎞)까지 화물을 나르는 데 닷새나 걸리는 상황”이라며 “다각화 전략으로 ‘물류 지옥’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손잡고 승승장구

2007년 인도 물류시장에 뛰어든 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와 동반 성장하며 덩치를 키워갔다. 현대차 완성차 운송으로 시작한 사업 분야는 현대차 협력사들의 부품 수출입 중개 분야로 확장됐다. 2010년에는 현대?협력사에서 생산하는 부품을 터키법인으로 나르는 자동차 반조립제품(CKD) 수출과 화주들의 컨테이너를 보관하는 보세창고업(CFS)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비스 인도법인 전체 물동량의 52.1%를 차지했다.

2007년 89억원에 불과하던 글로비스 인도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346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7년간 연평균 68% 늘어났다. 1500여개 물류회사가 있는 인도 시장에서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와의 협력으로 인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글로비스는 지난해 위기를 맞았다. 현대차가 2014년부터 인도에서 생산하던 유럽 시장 수출 물량을 터키로 넘겼기 때문이다.

글로비스 인도법인의 완성차 수출 물량은 지난해 19만대로 전년보다 6만대 줄었다. 조남국 글로비스 인도법인 완성차 운송부문 총괄은 “현대차의 수출 물량 감소는 글로비스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외에도 고객사 적극 발굴”

글로비스는 고객사를 다양화하고 일반화물까지 사업 분야를 넓혀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비스는 2011년부터 현지 업체 마힌드라&마힌드라(M&M)가 생산한 완성차를 매해 3만대 실어나르고 있다. M&M이 물류 효율성 진작을 위해 경쟁사 현대자동차의 계열사인 글로비스와 손을 잡은 것이다. 주 법인장은 “운송 기간에 대해 거짓말하는 게 일반적인 인도에서 글로비스는 실현 가능한 계약만 유치해 납기일을 철저히 지켜 화주들의 신뢰를 쌓아갔다”며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마루티스즈키와 완성차 운송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비스는 인도 전역에 통합물류거점을 세워 내수시장을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주 법인장은 “각 지방정부에서 독자적으로 걷는 세금 때문에 인도 시장에서 일반화물을 취급하기가 어려웠다”며 “일반상품세(GST)가 도입돼 전국적으로 세제가 통일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인도 전역에 통합물류거점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첸나이에서 이뤄지는 물류 시작점을 지역별로 분산해 비용을 줄인다는 복안이다. 신정준 현대글로비스 인도법인 최고재무책임자는 “인도 최대 소비시장인 북인도지역과 첸나이를 직접 연결하는 7번 고속도로가 2017년 개통되면 글로비스의 물류 경쟁력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통합물류거점을 통해 완성차 운송과 더불어 일반화물 부문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첸나이=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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