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5% vs 7%…더 거세진 '트럼프 돌풍'

입력 2015-08-26 18:36  

미국 '대선풍향계' 뉴햄프셔주 여론조사…공화당 트럼프 '압도적 1위'

"미국 어렵게 하는 중국 혼내줘야"…트럼프, 백인 중산층 속내 대변
"아시아계가 원정출산 악용"…부시, 이민 실언으로 고전
민주, 샌더스 또 힐러리 추월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세가 거침없다. 이민자와 여성 비하 발언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당내 지지율 1위에 오른 뒤 한 번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다른 주자들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져 당초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장기 독주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초반 선두를 달리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지율 상승은커녕 이민자 자녀 비하 발언으로 집중 난타를 당하며 고전하고 있다.


○트럼프, 거침없는 발언으로 ‘질주’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진보 성향 여론조사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의 뉴햄프셔주 여론조사(8월1~24일, 공화당 436명·민주당 370명) 결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35%로,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뉴햄프셔주는 내년 1월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단순하게 1개 주(州) 여론조사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는 2, 3위인 존 카시치 오하이오 주지사(11%)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10%)보다 세 배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고, 4위인 부시 전 지사(7%)와는 다섯 배나 차이가 났다.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전인 지난 5월 말 조사에선 부시 전 지사의 지지율이 20%, 트럼프는 5%였다.

트럼프가 6월16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반짝 인기’를 점쳤던 언론들은 트럼프 독주 현상이 계속되자 그의 인기비결 등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있다. 언론이 내놓은 트럼프의 인기비결은 크게 ‘일자리 해결 기대’와 ‘솔직함’ ‘백인 중산층의 불안감 자극’ 등 세 가지다. 워싱턴포스트는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기대가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들까지 트럼프 캠프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실용주의적 경험주의에 기반한 솔직함을 그의 무기로 꼽았다. 공화당 내에서 금기시하는 오바마케어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이라크전쟁 비판 발언 등까지 서슴지 않는 그의 실용주의적 관점에 공화당 내 중도파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분노활용 능력’을 평가했다. “이민자는 범죄자” “미국 경제를 어렵게 하는 중국을 혼내줘야 한다” 식의 도발적 발언이 백인 중산층의 속내를 잘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인종차별 발언으로 ‘뭇매’

반면 한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대세론으로 주목받았던 부시 전 지사는 자신의 공약인 ‘4% 성장론’을 부각시키지 못한 채 지지율 추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민자 자녀를 ‘앵커 베이비(anchor baby)’로 지칭해 이민자 유권자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부시 전 지사는 24일 텍사스주와 멕시코 국경에서 한 유세에서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미국 국적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이 악용하고 있다”며 “앵커 베이비는 중남미인보다 아시아인과 더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앵커 베이비는 미등록 이주민이 미국에서 출산해 미국 국적을 얻은 아기를 뜻한다. 바다에 앵커(닻)를 내리듯 부모가 아이를 미국인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뜻의 용어로, 미국 원정출산을 비꼬는 말이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아시아계 미국인이 트위터 등을 통해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 한인단체는 부시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부시는 이튿날 “앵커 베이비 발언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더 좋은 단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미국인’이라고 명시한 헌법 14조의 정신을 잊은 수치스러움을 모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뉴햄프셔의 민주당 여론조사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이 42%를 얻어 35%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7%포인트 앞질렀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이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는 이번이 두 번째다.

워싱턴=박수진 특파?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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