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쓰러졌던 코바체프…대구에 '클래식 돌풍'

입력 2015-08-27 18:45  

올해 4회 공연 매진 행렬…5·6월 두 차례 입원 후 재기
내달 18일 정기 공연 지휘



[ 오경묵 기자 ] 지난해 4월 불가리아 출신의 줄리안 코바체프(60)가 상임지휘자로 영입된 대구시립교향악단(대구시향)의 정기연주회가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기연주회 때마다 표를 구할 수 없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대구시향은 코바체프 부임 이후 지난해 7회 중 4회, 올해는 4회 모두 매진됐다. 대구시향은 관람석이 부족하자 정기회원제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못 오는 회원 좌석을 일반에 팔아 합창석까지 개방해 총 1284석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이나 뉴욕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풍경의 중심에 코바체프가 있다. 그는 18세에 독일의 세계적 지휘자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제자가 된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지휘 활동을 해왔다.

단원들과 호흡을 잘 맞출지 우려한 것과 달리 코바체프의 리더십은 달랐다. 연습할 때마다 “최고의 연주자들이다. 당당히 충분한 소리를 내라”고 격려하며 단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냈다. ‘대구시향의 소리가 달라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연주회를 찾는 발길이 늘었다.

지난 5월 정기공연은 보름 전 예매가 끝나 시향 51년 역사상 처음으로 특별 앙코르 공연까지 기획했는데 이마저도 매진됐다. 5월29일 공연에서 코바체프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30일 앙코르 공연은 취소됐지만 대구시향의 티켓 파워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지난 6월 리허설 중 또 한 번 심장마비로 쓰러졌으나 이달 22일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오페라 ‘나부코’ 지휘로 무대에 다시 섰다.

다음달 18일엔 대구시향의 지휘대에 선다. 이날 지휘할 곡은 쇤 베르크의 ‘정화된 밤 Op4’와 말러 교향곡 제1번 D장조 ‘거인’이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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