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의 아침과 밤, 여행의 풍경

입력 2015-08-28 17:45   수정 2015-08-30 07:05

k_001#1. 중국의 베이징공항에서부터 차로 10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도착하는 네이멍구자치구. 드넓은 초원을 보기 위해선 자동차 바퀴는 수없이 거칠고 투박한 땅과 전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도착한 네이멍구엔 하늘과 땅 그리고 말이 있다. 하늘의 신 '텡그리', 대지의 신 '에튀겐' 그리고 몽골인의 친구 '말'. 척박한 땅에서 말은 그들에게 생계이자 영원한 동무다.

k_002#2. 과거 말은 목이 마를 땐 젖을, 고단할 땐 등을, 배고플 땐 살을, 추울 때는 가죽을 내주었다. 칭기스칸이 광활한 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말' 때문이다. 그리고 최소 1km가 떨어진 이웃집을 찾아가기 위한 운송수단이기도 했다. 그래서 말이 없는 몽골은 상상하기 힘들다.

k_003#3. 네이멍구자치구 주민들의 주요 생계수단은 말과 양 목축이다. 그래서 주요 식량도 쌀이 아닌 고기다. 실상 고기를 먹어야 여름 영상 40도, 겨울 영하 60도를 견딜 수 있다.

k_004#4. 저녁이 뒤면 지평선 아래로 해가 떨어지듯 진다. 그러면 칠흙같은 어둠이 찾아온다. 고요함이 너무나 깊어 1~2km 떨어진 곳의 소리까지도 들린다. 저 멀리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몽골의 밤 손님이 찾아온 것. 그리고 집을 지키는 깃발의 소리가 나즈막히 들린다.

k_005#5. 여름에도 서늘한 밤공기. 낮동안 모아놓은 소와 말의 '깡' 마른 배설물은 자연연료로 쓰인다. 화로에 이에 넣어 불을 지피고 내일 먹을 물을 끓인다.

k_006#6. 가끔은 조그마한 공연을 하기도 한다. 몽골의 전통 악기 '마두금' 연주가 게르(중국에선 파오라고 불리는 몽골 텐트이자 집)에 퍼진다. 마두금은 우리나라의 해금과 닮으나 울림통이 더 커서 멀리까지 소리가 울린다. 한 여인과 별의 왕자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마두금. 항상 왕자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싫어 여인은 말의 날개를 잘랐다. 말은 끝내 숨을 거두고 왕자는 슬픔에 잠겼다. 이때 말의 갈기털은 현으로 변하고, 몸통은 나무로 변해 마두금이 됐다고 한다.

k_007#7. 해가 뜨면 다시 쨍쨍한 빛이 땅에 쏟아진다. 덥기보단 따갑다. 건조한 날씨 덕에 불쾌감은 없지만 살이 타는 듯하다. 물이 부족해 샤워를 자주할 수는 없지만 찝찝한 기분은 없다.

k_008#8. 어릴 적부터 말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지금은 많은 몽골인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나, 예전만 해도 집마다 말들이 항상 매어 있었다. 아이들에게 말은 말동무이며 마음을 알아주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와 같다.

k_009#9. 초원을 벗어나면 우리나라의 읍내 풍경과 같은 네이멍구자치구의 시내가 나온다. 이른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곳이다. 이곳에는 한족과 몽골족이 함께 한다. 그곳에서 어린 소녀들이 미소를 지으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네이멍구의 드넓은 하늘 아래에서.

김선호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fovoro@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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