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국제유가가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40달러대를 회복했다. 헤지펀드의 공매도 청산, 베네수엘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긴급회의 요청, 나이지리아 송유관 가동 중단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하지만 원유업계의 감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많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26%(3.96달러) 급등한 배럴당 42.56달러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10월 선물 가격도 10.25% 상승한 47.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외신은 “주간 기준으로 WTI는 1986년 이후 최장인 11주 연속 하락세를 마감했다”고 전했다.
반등 원인은 여러 가지로 풀이된다. 호주 ANZ은행은 “예상보다 좋았던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결정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유가 하락에 돈을 걸었던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작은 랠리가 펼쳐졌다는 얘기다.
저유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OPEC과 러시아에 긴급 공동회의를 요청하며 감산 기대감도 높였다. 맷 스미스 클리퍼데이 ?원자재 리서치팀장은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에콰도르, 알제리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선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원유를 훔쳐가는 사고에 로열더치셸이 송유관 두 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세계 원유 공급의 2%를 차지한다. 지난 26일엔 미국 원유 재고가 1주일 동안 545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가가 강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카스텐 프리치 코메르츠뱅크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여름 자동차 운전 성수기가 끝나면 원유 재고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강세론자인 폴 호스넬 스탠다드차타드 원자재 리서치팀장은 2016년 브렌트유 전망을 이전보다 20달러 낮은 배럴당 63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감산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감산은 2016년 중후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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